2026년 08월 19일 WednesdayContact Us

온라온 가짜 뉴스에 ‘신생아 비타민 K 주사’ 거부하는 부모 늘어

2026-08-19 11:42:45

출생 직후 신생아들에게는 비타민 K 처치가 권장된다.

의료계  “혈액응고 돕는 비타민 K, 안 맞으면 ‘뇌출혈’ 위험 3배” 경고

신생아의 치명적인 출혈 질환을 막기 위해 지난 40여 년간 표준으로 시행되어 온 ‘비타민 K 주사’를 거부하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의료계에 비상이 걸렸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유포되는 잘못된 의학 정보가 부모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캐나다소아과학회(CPS)는 신생아가 출생 직후 비타민 K 주사를 맞도록 강력히 권장하고 있다. 갓 태어난 아기는 혈액 응고에 필수적인 비타민 K가 결핍된 상태로 태어나는데, 이를 방치할 경우 희귀하지만 치명적인 ‘비타민 K 결핍성 출혈(VKDB)’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토론토 서니브룩 병원의 신생아 전문의 유진 응 박사는 “지연성 비타민 K 결핍성 출혈이 발생할 경우, 뇌출혈(뇌내출혈) 위험이 3배 이상 높아진다”며 “뇌출혈은 아이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는 중증 합병증”이라고 설명했다.

비타민 K 주사는 지난 40년 이상 안전성이 입증된 일상적인 의료 처치지만, 최근 들어 이를 거부하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스웨덴에서 진행된 최신 연구에 따르면, 비타민 K 주사를 거부하는 부모의 비율이 2006년에서 2021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인플루언서발 가짜 뉴스가 원인

의료 전문가들은 이러한 거부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는 보건 관련 가짜 뉴스를 지목하고 있다.

알버타 대학교의 티모시 콜필드 교수는 “비타민 K 주사는 생명을 구하고 해를 줄이는 지극히 안전하고 확립된 처치”라며 “단지 온라인 건강 가짜 뉴스의 확산 때문에 부모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사를 거부하는 부모들은 주로 성분 문제, 보존제 첨가, 그리고 이미 사실무근으로 밝혀진 백혈병과의 연관성 등을 이유로 든다. 특히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비타민 K 주사제의 경고 문구에 포함된 쇼크나 호흡곤란, 심장정지 등의 부작용을 강조하며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경고 문구가 고용량을 투여받은 일부 성인 사례에서 유래한 것일 뿐, 신생아에게 투여되는 초저용량 주사에서는 심각한 부작용이 극히 드물다고 강조한다.

주사 대신 입으로 먹이는 경구용 비타민 K도 대안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경구용은 출생 직후, 생후 3~5일, 생후 4주 차 등 총 3회에 걸쳐 정확히 투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무엇보다 체내 흡수율이 주사보다 떨어져 의료진은 여전히 단 1회로 확실한 효과를 보는 주사 투여를 권장한다.

콜필드 교수는 인플루언서들의 자극적인 주장이 대중에게 더 잘 통하는 이유에 대해 “인플루언서들은 개인적이고 자극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사용해 초보 부모들의 감정을 자극한다”며 “이러한 메시지가 권위적인 학술 데이터보다 부모들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의료계는 이러한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해 소통 방식을 개선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마음을 정한 부모들의 생각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유진 응 박사는 “이미 거부 의사를 확고히 한 부모들과 대화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비타민 K 주사를 거부하는 것은 아이의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루렛’을 하는 것과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전문가들은 비타민 K 주사를 거부하는 부모일수록 추후 정기 어린이 예방접종도 거부할 확률이 높다며, 의료계가 부모들의 눈높이에 맞춘 올바른 정보 전달 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