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30일 WednesdayContact Us

밴쿠버· 토론토, 세계 주요 부동산 시장 ‘최하위권’

2026-09-30 09:04:12

토론토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4년 만에 가장 거래가 활발한 달을 기록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매물이 쏟아져 나오는 와중에도 일부 거래는 여전히 지연되고 있어, 경쟁이 치열한 매수자 우위 시장에서 중개인들의 창의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캐나다 양대 주택시장 동반 침체

 2022년 고점 대비 토론토30%, 밴쿠버 20%↓

 

한 때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부동산 시장으로 꼽혔던 토론토와 밴쿠버가 불과 몇 년 만에 가장 부진한 주택시장으로 돌아섰다.

최근 발표된 글로벌 부동산시장 분석에 따르면 토론토와 밴쿠버의 주택가격은 최근 1년 동안 각각 약 10% 하락, 조사 대상 세계 주요 25개 도시 가운데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토론토는 코로나19 기간 초저금리와 주택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폭등했지만, 2022년 고점 이후 약 30%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고금리와 주택 구매력 악화, 콘도 공급 증가 등이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밴쿠버 역시 높은 주택가격과 구매력 부담 속에서 거래와 가격이 약세를 보이며 토론토와 함께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장 부진한 시장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자산관리기업 UBS는 28일 연례 ‘글로벌 부동산 버블 지수’를 발표하고 암스테르담, 두바이, 뉴욕, 도쿄 등 전 세계 23개 도시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을 추적했다.

이 보고서는 주택 가격 동향을 비롯해 각 도시가 직면한 부동산 거품 위험 수준, 평균 소득으로 650제곱피트(약 18평) 규모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임대료 대비 주택 소유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었다.

UBS는 토론토의 현재 거품 위험을 ‘중간’ 수준으로 평가하며, 연방정부의 외국인 주택 매수 금지법과 주택 공급 과잉, 고금리 등을 토론토 시장 반전의 주된 요인으로 짚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8년 동안 토론토는 UBS가 추적한 도시 중 가장 강력한 주택 시장 상승세를 보인 바 있다. 인구 증가와 투자 수요, 활발한 건설에 힘입어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

그러나 정점을 찍은 이후 이 같은 추세가 완전히 뒤집혔다고 UBS는 밝혔다. 부동산 가격은 지난 1년 동안에만 약 10% 떨어졌으며, 이는 보고서에 포함된 거의 모든 도시와 비교해도 가장 가파른 하락 폭이다 (밴쿠버 역시 토론토와 동일한 하락률을 기록).

2022년 고점 대비 밴쿠버의 주택 가격은 약 20% 하락했으며, 현재 주택 거래량은 25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인 것으로 보고서에 나타났다.

보고서는 밴쿠버 시장에 대해 “매물 재고 증가, 경제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우려, 추가 금리 인상 위험 등이 단기 가격 전망에 계속 부담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비해 독일 프랑크푸르트와 뮌헨은 가격이 약 4% 하락하는 데 그쳤으며, 샌프란시스코를 제외한 미국 대부분의 도시도 가격 내림세를 보였다.

이러한 조정 양상은 최근 지역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토론토 부동산 협회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8월 매물 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4% 감소하며 확연히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광역 토론토 지역(GTA)의 거래량 역시 2025년 8월 대비 약 2% 감소하며 소폭 하락했다. 8월 종합 벤치마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5% 떨어졌으며, 평균 매매 가격은 99만 3410달러 선을 유지했다. 모든 주거 유형을 포함한 토론토의 평균 주택 가격은 2022년 2월 133만 4544달러로 최고점을 기록한 바 있다.

임대료 상승세도 꺾였다. 광역 토론토 지역의 방 1개 및 2개짜리 주택 임대료는 2025년 2분기부터 2026년까지 약 2% 하락해 각각 평균 2273달러, 3013달러를 기록했다. 협회는 이로 인해 세입자들의 선택지가 지속해서 넓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UBS는 토론토가 세계 주요 도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택 구매 접근성이 나아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월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숙련 서비스직 노동자가 토론토에서 650제곱피트 아파트를 마련하려면 평균 소득으로 5년 미만이 걸리는 반면, 홍콩은 15년, 런던은 11년이 소요된다.

또한 토론토에서 세입자가 650제곱피트 아파트를 매입할 수 있을 만큼의 임대료를 지불하기까지는 약 2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건에서 취리히의 매매가 대비 임대료 비율은 46년, 제네바는 40년, 밴쿠버는 약 23년이다.

쇼어라인 리얼티의 부동산 중개인 마르코 페드리는 현재 시장이 투자자보다는 세입자와 매수자 모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르코 페드리는  “특히 임대료 상한제가 적용되는 곳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훨씬 합리적인 가격에 주거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수 측면에서도 투자 목적이 아닌 실 거주 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려 했던 이들에게는 실제로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매수 금지법, 공급 과잉, 고금리가 원인

한편 UBS는 외국인 매수 금지법, 공급 과잉, 고금리가 토론토와 밴쿠버 부동산 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정부는 2023년 외국인 주택 매수 금지법을 시행했으며, 이 법은 2027년 1월 1일 만료될 예정이다. 연방정부가 이 조치를 연장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마르코 페드리는 오늘날의 임대 수익률과 관련 규제를 이유로 들며, 금지법이 해제되더라도 과거처럼 투자 수요가 다시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규제가 풀리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의 임대료 수준과 투자자들이 거둘 수 있는 수익률, 그리고 임대 관련 규제들을 고려하면 외국인 투자자가 캐나다 주요 도시에 선뜻 투자하기에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따라서 외국인 매수 금지법이 해제된다 하더라도 시장이 드라마틱하게 반등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