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일 ThursdayContact Us

재스퍼를 지나며 / 윤문영

2026-10-01 14:33:35

나무들의 검은 행렬
까맣게 불타 버린 검은 나무

전쟁에 지친 몸으로 고향에 돌아온
상처투성이 된 군인들의 웅장한 행렬

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집요한 불길이 까맣게 자국을 남겼지

타 들어간 자리 바람이 불어 간 자리
바람이 가을을 불러온 자리

땅에 떨어진
곳곳에 남겨진 아슬한 생명이

숨을 쉬며 파랗게 살아났지

그 중에 다시 만난 풀잎들이
사랑으로 얽히었지

검은 나무의 검은 행렬이
슬픔을 이기고 자리를 지키며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지

어느덧 어둠이 짙어 지면
더 견디리라 다시 견디리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우리를
곁눈으로 보다가

다시 당당히
나무의 의젓함으로 굳건하지

다시 푸르게 될 날을 고대하며
저녁 하루에 서있지

 

윤문영
존재 중심, 글쓰기 코치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