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미국 군악대와 우크라이나 출신 바이올린 듀오 협연
음악·전통·애국심 어우러진 축제
전쟁을 피해 캐나다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출신 음악가가 캐나다와 미국 군악대와 함께 특별한 화합의 무대를 선보인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해 캐나다에 정착한 보리스 코니우호프에게 세상은 복잡하지만 음악의 언어는 단순하다.
그는 “음악은 언어 없이도 서로 소통하게 하고 전혀 다른 세계로 우리를 인도한다”며 “연주를 시작하는 순간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코니우호프는 아내 율리야 프라이트와 함께 바이올린 듀오 ‘라도 스트링스’로 활동하고 있다. 부부는 이번 주말 PNE에서 처음 열리는 ‘B.C.타투’ 무대에 올라 미국과 캐나다 군악대와 협연한다.
‘타투(Tattoo)’는 문신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군악대의 행진과 연주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공연을 의미한다. ‘BC 타투’는 금관악기, 파이프, 북, 군악대 행진을 통해 애국심과 열정을 고취하는 군악 의장 행사다. 올해 주제는 ‘우정의 연대’로, 국제적 색채와 외교적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행사의 음악 감독이자 캐나다군 음악 감독을 오래 역임한 스콧 애트리지 퇴역 중령은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정쟁을 다루는 자리는 아니지만, 화려한 군악대와 무용단, 가창자들이 펼치는 연주와 행진을 통해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우크라이나어, 프랑스어, 영어 3개 국어로 합창되는 ‘아메이징 그레이스’다. 오카나간 밀리터리 타투를 10년간 이끌고 올해 이 행사의 개편과 밴쿠버 이전을 주도한 노먼 크러러 집행위원장은 “전율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코니우호프와 프라이트의 바이올린 선율이 그 포문을 연다고 밝혔다.
키이우 차이코프스키 국립음악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이들 부부는 10년간 크루즈와 카페 등 전 세계를 누비며 연주했다. 그러나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일상이 깨졌다. 프라이트 씨는 “완전한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캐나다가 우크라이나인에게 오픈 워크 퍼밋을 발급한다는 소식을 접한 부부는 바이올린 가방만 든 채 빅토리아에 도착했다.
키이우에 남아 있던 코니우호프 씨의 아버지는 한겨울 정전으로 병원에서 목숨을 잃었다. 부부는 절망 속에서 다시 음악을 잡았다. 프라이트 씨는 “음악은 마음속 고통을 이겨내게 해준다”고 말했고, 코니우호프 씨는 “연주는 캐나다와 캐나다인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우리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1600년대 영국군이 술집 문을 닫고 복귀하도록 신호를 보내던 전통에서 유래한 ‘타투’는 이제 대형 문화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공연은 21일과 22일 오후 6시 30분 아그로돔에서 개최되며, 캐나다 해군 나덴 밴드, 캐나다 육군 포병 밴드, 미 해병대 제3항공단 밴드, 캘거리 하이랜더스 연대 파이프·드럼대, 델타 경찰 파이프 밴드, 하이랜드 무용단, 가수가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