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3 16:06:29
뿌리는 먼 곳의 안부를 묻지 않는다 아직 먼 일도 묻지 않는다 궁금한 건 오직 모든 꽃망울 후회 없이 터졌는지 가지엔 새들이 앉았다 가는지 봄비 내릴 때마다 뿌리는 자신의 소식에 위로받는다 기다림이 외로움을 이긴다는 걸 알 만큼 깊어진 뿌리테 손님 같은 빗줄기 캄캄한 가슴에 달빛처럼 쏟아진다 약속 없이도 다시 오리라 믿기에 뿌리는 말수를 줄이며 이제는 다음 비를 기다리며 산다...
2026-06-23 14:06:17
무더운 여름이 되면 “입맛이 없다”, “조금만 먹어도 더부룩하다”, “찬 음식을 먹고 배가 아프다”는 분들이 많아진다. 실제로 여름철은 위장 질환이 증가하는 계절이다. 기온이 높아지면 몸의 기운이 밖으로 발산되고 땀 배출이 많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소화기의 기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한의학에서는 이를 ‘비위(脾胃)의 기능 저하’로 설명한다. 비위는 음식물을 소화하고 기혈을 생성하는 후천지본(後天之本)이다. 비위가 건강해야 기력이 유지되고 면역력도 높아진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2026-06-23 14:06:42
시를 쓰다가바람과 구름을 보고저보다 더 쓸 수 있을 까 시를 쓰다가파란 하늘 보고저만큼 쓸 수 있을 까 바람은 팔 랑 불고하늘은 그만큼 높고 푸르며한가지의 풍경으로마음을 평화롭게달래준다 구름은 하늘가에 노닐다가섬같이 생긴 외로움을 달래준다 내 시도 달래주기를그 사람에게 슬픔에 젖은 마음을달래주기를 바람처럼구름처럼하늘처럼 하얗게 파랗게 그리웁게 자연에 담긴 바람을 보고연못 같은 하늘을 보고떠 다니는 흰 구름을 보고 그대에게 가 달래 주기를화들짝 안아 주기를. 윤문영존재 중심,...
2026-06-16 14:06:56
교통사고 후 3년 만에 이층에 있는 침실로 돌아왔다. 재활원에서 퇴원하면서부터 현관 바로 옆에 있는 서재를 침실로 사용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2층에 있는 안방으로 올라가야지 하던 차 침대에 사용했던 전기매트가 고장 나는 바람에 시기가 좀 앞당겨졌다.연어가 태어난 강에서 치어로 1년간 살다가 바다로 나가 성장한 후 산란기가 되어 3-4년 만에 모천으로 회귀하듯 나도 그리 했다. “아- , 드디어 돌아왔네.” 나는 탄성을 지르며 감격했다. 커튼을 두 손으로 확 열었다. 남쪽으로...
2026-06-16 13:06:39
한여름 무더위가 계속되는 시기에도 두꺼운 양말을 신고 다니거나 에어컨 바람을 견디지 못해 긴 소매 옷을 입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한의원에는 여름철 냉증을 호소하며 내원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냉증은 단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은 괜찮은 온도에서도 손발이나 아랫배, 허리 등이 유난히 차갑게 느껴지고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상태를 말한다. 여성에게 흔하지만 남성과 노년층에서도 자주 나타난다.특히 냉증 환자들은...
2026-06-11 12:06:05
혼자 있는 시간에 비가 내린다 무엇을 하려고 하지 않는 시간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오직 비가 내렸던 적. 가슴이 숨을 쉬고 오직 들리는 소리 비가 저벅 저벅 영화가 끝나면 안개 같은 아련함 바로 일어서면 날아갈 것들 순간이 도장처럼 박히어 그 순간이 영원처럼 바뀌던 날 지금껏 쌓아온 감정이 숨 죽인 자세가 되어 가만히 끝까지 자막을 뚫어져라 보던 날 영화와 비 그리고 나 나란히 길게 뻗은 여운 영화가 끝난 후 온통 내 몸을 적셨다 영화를 보는 내내 품었던 감정이 고스란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