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서 항공기 재배치 사례 드러나
교통청, 승객에 1,000달러 지급 명령
에어 캐나다가 정상적으로 운항할 수 있는 항공기를 다른 노선으로 재배치한 뒤, 항공편 취소 사유를 안전 관련 정비 문제로 설명하며 승객들의 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사례가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CBC 뉴스의 탐사보도 프로그램 ‘고 퍼블릭(Go Public)’은 에어 캐나다가 항공기 운항 일정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결항을 안전상 필요한 정비 문제로 분류해 승객들의 보상 청구를 거부한 사례 4건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항공승객보호규정(APPR)에 따르면 항공사 통제 범위 내에서 발생한 일정 요건의 항공편 지연이나 취소에 대해서는 승객에게 최대 1,000달러의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다. 그러나 항공기 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정비로 운항이 취소된 경우에는 보상 의무가 면제될 수 있다.
문제는 에어 캐나다가 실제 정비가 필요하지 않았던 항공기를 다른 노선으로 옮긴 뒤, 해당 항공편의 취소 사유를 안전 관련 정비 문제로 설명했다는 점이다.
가티노에 거주하는 승객 후안 로하스는 몬트리올 발 보고타행 에어 캐나다 항공편이 취소되어 보상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당시 항공사는 “지상 급식 트럭이 기체를 들이받아 안전 정비가 필요했다”고 주장했다.
억울한 로하스는 연방 항공청(CTA)에 이의를 제기했고, 청문회 과정에서 충격적인 사실이 드러났다. 에어 캐나다가 제출한 사고 증빙 서류는 로하스가 타기로 했던 비행기가 아닌 완전히 다른 기체의 서류였다.
실제 비행 기록을 추적한 결과, 로하스의 원래 비행기는 아무런 결함이 없었으며, 에어 캐나다가 다른 노선의 결항을 막기 위해 해당 비행기를 강제로 빼돌려 운항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CTA는 에어 캐나다가 오도된 정보를 제출했다고 판단하고 로하스에게 즉시 $1,000의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이러한 수법으로 보상금을 떼인 승객은 로하스 뿐만이 아니다. 마이클 보치우키우, 앨리슨 모내핸 등 다수의 승객이 “내 비행기는 정비 중이라더니 버젓이 호주나 타 지역으로 날아가고 있었다”며 똑같은 피해를 폭로했다.
이에 대해 에어 캐나다 측은 “보상금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결코 아니다”라며 부인했다. 항공사 측은 한 노선의 결항으로 인한 전체 승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운항 가능한 비행기를 유동적으로 재배치한 상업적 결정이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승객 권리 옹호 단체인 항공승객권리의 가보르 루카치 대표는 “이러한 정직하지 못한 행위가 처벌받지 않고 넘어가는 것에 깊은 좌절감을 느낀다”며 “항공사의 비양심적인 기만행위를 막을 방법은 수익을 뒤흔들 수준의 막대한 과징금을 부과하는 것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혹이 확산되자 의회에서도 관련 질문이 쏟아졌다. 스티븐 매키넌 연방 교통부 장관은 의회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캐나다항공청(CTA)은 독립된 사법 기관이므로 장관이 직접 특정 사안에 지시를 내리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답변해 소비자 보호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EU처럼 항공사가 아주 극히 드문 사례를 제외하고는 정비 면제권을 남용해 보상을 거부할 수 없도록 캐나다의 승객 보호법 허점을 하루빨리 완전히 메워야 한다고 강력히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