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함 해븐즈 부부에게 코비드-19 팬데믹이 가져온 굿 뉴스가 있다면 지난달 결혼 2주년을 맞아 주택을 구매한 것이다. 팬데믹 동안 지출이 급격히 줄었고 1년간 매달 상당한 금액을 저축할 수 있었다. 남은 부채를 모두 탕감하고도 부부는 계약금 저축을 늘릴 수 있었다. 해븐즈 부부는 40이 되어서야 캘거리에 첫 집을 구매했다. “이 집을 산 것은 행운이다”고 기뻐했다.
팬데믹 동안 저축이 늘어난 건 해븐즈 부부 뿐만이 아니다. 대다수 캐네디언들의 지출은 급격히 줄고 정부 보조금 덕분에 현금은 늘어났다.
남편은 식품산업에 아내는 의료계에 종사하는 해븐즈 부부는 알버타주의 주요근로자 수당의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동시에 외식비와 영화비 등이 줄고 계획적 지출로 저축이 더 늘었다. 매달 수 천 달러를 저축했고 그동안 계획없는 지출로 돈이 여기저기에서 낭비되었는지를 깨달았다. 해븐즈 부부는 매달 얼마나 큰 돈을 저축할 수 있는지 깨닫고 놀랐다고 한다.
2020년 2천 120억 달러 저축평균저축률 2019 대비 15%↑
캐나다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캐네디언은 2천 120억 달러를 은행에 저축했다. 2019년 총 저축액은 180억 달러이다. 2020년 총액을 인구수로 환산하면 캐네디언 1인당 평균 5천 574달러를 저축한 셈이다. 2019년 1인 평균 저축액 479달러에 불과했다.
2019년 1.3%였던 가처분 소득 대비 평균 저축률은 2020년에는 14.9%로 불어났다. 지난해 4월, 5월과 6월의 저축률은 27%로 정점을 찍었다.
신용조사업체인 이퀴팩스에 따르면 신용카드 잔액이 감소하고 미 지급률은 하락했으며 신용등급은 개선되었다 고 전했다.
그러나 캐나다 가정의 재정적 격차는 더 심화되었기 때문에 가정에 따라서 상황은 매우 다르다. 일자리를 지키고 건강한 가족들은 팬데믹은 재정이 개선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강요 없이 쉽게 돈을 모을 수 있었다. 네일 서비스, 미용실, 술집도 훨씬 적게 이용했고 보험료와 전화비도 줄어 돈이 저절로 모였다”고 지난 2월에 주택을 구매한 캐런 제이콥스 씨는 말했다. 그녀는 팬데믹 동안 매달 1천 달러를 저축한 돈으로 집 전체를 개조 중이다.
정부지원정책 대체해 경제회복에
기여하는 역할 할 것으로 기대
이제 국내경제가 서서히 정상화되면서 많은 캐네디언들은 그동안 모은 돈을 어디에 지출할까를 궁리하고 있다.
“1년반 동안 집에 갇혀지낸 것을 보상받기 위해서 뭔가해야 한다는 충동이 강하다”고 캘거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라친 뮈어 씨는 말한다.
알버타주의 규제가 완화되자 마자 헤어와 네일 예약을 잡으려는 손님들이 몰리면서 6월초 미용실의 온라인 예약시스템이 한 때 마비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디스틸드 뷰티바 라친 뮤어 매니저는 매장이 다시 바빠지고 있다고 했다. 팬데믹으로 타격을 받은 많은 사업체들이 그동안 축적된 수요가 되살아나 올 여름에 매출이 급등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바빠지고 있음을 체감한다”고 캘거리에서 의류점을 운영하는 메간 스쟈니크 씨는 말한다. 그녀는 방문하는 손님의 숫자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손님의 평균 소비액은 평년보다 크게 늘었다고 한다.
그동안 저축이 크게 늘어난 캐네디언들의 지출은 궁극적으로는 연장된 정부지원정책을 대체해 경제회복에 기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지원금이 모두 종료될 때 매출이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반등할 지가 가장 큰 걱정”이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는 임금 및 임대료 보조금으로 그 동안 사업을 유지해 왔다. “지난 15개월 동안 17명의 직원을 해고하지 않고 함께 일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러나 정부보조가 끝나면 어떻게 될 지 걱정이다”라고 했다.
알버타주 센트럴크레딧유니온 찰스 세인트아나드 경제전문가에 따르면 팬데믹 동안 캐네디언이 저축한 금액은 거의 2천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500억 달러는 투자와 부채를 갚는데 사용되었고 나머지 1천 500억 달러는 아직 은행계좌에 남아 있다. 그는 이 돈의 상당부분이 내수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그는 “팬데믹 동안 사람들은 과거보다 저축을 더 하는 방법을 배웠다.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쌓인 소비욕구를 분출할 것이다.” 또 저축이 내수로 이어지면 팬데믹으로 가장 피해를 입은 호텔, 관광업계, 식당 및 소매업에 종사하는 대체로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상승을 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