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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경제 불안 여전…지출에 신중

2026-02-04 11:48:07

“팬데믹 이전 수준 하회” – 캐나다중앙은행

캐나다 소비자들은 일부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물가와 미국과의 무역 갈등에 따른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여전히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달 19일 발표된 캐나다중앙은행(BoC)의 소비자 기대 설문조사 결과다.

중앙은행이 분기별로 실시한 ‘소비자 기대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부채 상환을 제때 하지 못할 가능성과 실직 위험이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관세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하며,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우려는 소비 지출 계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들은 높은 물가, 경제 불확실성, 주거비 상승을 지출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꼽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 자신의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인식한 비율도 증가했다.

다만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났다. 조사 대상자들은 지난 분기보다 이번 분기에 일자리를 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거나, 자발적으로 직장을 옮길 수 있는 여건이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장기적인 물가 상승 전망은 팬데믹 이전 수준 아래로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소비자 기대치는 지난해 4분기에 하락했으며,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시작된 미·캐나다 무역 갈등 이전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RBC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클레어 팬은 “체감 경기와 실제 경제 지표 간의 괴리, 즉 ‘소프트 데이터’와 ‘하드 데이터’ 간의 차이가 지난해 내내 확대돼 왔다”고 분석했다.

“무역 갈등의 최악은 지났다”는 인식 확산

캐나다 경제는 지난해 일부 분석가들이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고 실업률은 소폭 상승했지만, 가을 이후 노동시장은 대체로 회복세를 보였다. 캐나다는 11월 기술적 경기 침체를 피했으며, 물가 상승률도 중앙은행의 목표 범위 내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중앙은행 설문 응답자 다수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약하다고 인식했으며, 특히 무역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 종사자들 사이에서 이러한 인식이 두드러졌다.

주목할 점은 응답자의 약 50%가 “캐나다는 미국과의 무역 긴장으로 인한 가장 심각한 영향을 피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또 10%는 “최악의 국면은 이미 지났다”고 응답했으며, 28%는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는 직전 분기 조사에서 응답자 다수가 무역 전쟁의 가장 심각한 여파가 아직 남아 있다고 본 것과 대비되는 변화다. 팬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인식이 “거시적 차원에서는 대체로 타당하다”고 평가하면서도, 향후 통상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따른 관세의 법적 지위와 캐나다·미국·멕시코 협정(CUSMA)의 향방을 주요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으며 “내년 무역 환경을 전망하는 데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생활비 부담, 특히 식료품 가격이 체감 압박

캘거리 노스힐 센터 쇼핑몰에서 만난 시민 브래드 버그는 “생활비가 계속 오르고 있어 지출을 줄이고 있다”며 “커피, 소고기 등 거의 모든 것이 오르고 있어 세일 품목을 사서 냉동 보관하는 등 버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식료품과 주거비는 여전히 주요 압력 요인이다. 캐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5년 식료품 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3.5%로, 2024년의 2.2%를 크게 웃돌았다.

구엘프대 식품경제학자 마이크 폰 매소는 “사람들은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에 더 강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기적으로 지출하는 식료품 비용에서 가격 인상을 더욱 직접적으로 체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격 안정이나 하락은 상대적으로 덜 인식되지만, 상승은 즉각적으로 느껴진다”며 “소비자 심리가 여전히 부정적인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팬 이코노미스트 역시 “식료품과 주거비 상승은 특히 저소득 가구에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들 가구는 이러한 비용 증가를 피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 조사 결과는 캐나다 경제가 겉보기에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소비자 체감 경기는 여전히 불안정하며 지출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