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리, 밴쿠버, 노스 밴쿠버에서 시험 주행
보도 위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입 타진
비가 내리던 지난 1월 31일, 보도 배달 로봇 ‘브라이언(Bryan)’이 써리 시청 앞 인도를 거침없이 주행하며 시민들에게 가까운 미래의 모습을 선보였다. 이 날 시연은 음식 배달 로봇 기업 Serve Robotics(서브 로보틱스)가 BC주 일부 도시에서 시범 사업을 추진할 가능성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마련됐다.
서브 로보틱스는 써리, 밴쿠버, 노스 밴쿠버 등 BC 내 3개 도시를 후보지로 선정해 보도 위 자율주행 배달 로봇 도입을 타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시의원과 시 관계자, 일반 시민들이 참석해 로봇의 실제 주행 모습을 직접 지켜봤다.
서브 로보틱스는 미국에서 이미 우버잇즈Uber Eats, 도어대쉬DoorDash 등 주요 음식 배달 플랫폼에 로봇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반경 2.5km 이내 주문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러한 기준에 따라 BC주에서 써리, 밴쿠버, 노스 밴쿠버를 잠재적 도입 지역으로 선정했다.
써리 시의 사업·정부 관계 담당 국장 타일러 웨스트오버는 “회사가 먼저 시연 가능성을 제안했고, 써리가 시범 사업에 적합한 도시로 보였기 때문” 이라며 “앞으로 지역사회와 상인, BC주정부와의 추가 논의를 통해 보도 배달 로봇 도입의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보행자와의 상호작용이 실제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브 로보틱스는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등 미국 여러 도시에서 이미 수천 대의 배달 로봇을 운영하고 있지만, 캐나다 보도에는 아직 공식적으로 투입된 사례가 없다. 이를 위해서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마련해야 하며, 이후 BC 주정부가 전동 스쿠터 시범 사업과 유사한 방식으로 「자동차법(Motor Vehicle Act)」을 개정해 소형 이동 장치에 대한 법적 규제를 정비해야 한다.
BC주에서 배달 로봇 도입과 관련해 논의해야 할 쟁점도 적지 않다. 속도 제한 적용 여부, 휠체어 이용자와의 공존 문제, 예측하기 어려운 보행자와의 충돌 가능성,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등이 주요 검토 대상이다.
로봇 ‘브라이언’의 성능은?
써리에서 시연된 ‘브라이언’의 최고 속도는 시속 18km이지만, 일반적인 운행 속도는 시속 4~6km 수준이다. 하루 평균 12시간 근무하며, 반경 2.5km 내에서 배달을 수행한다. 주문이 없을 때는 음식점 앞에서 대기하거나 고객이 건물 밖으로 나올 때까지 멈춰 선다.
이 로봇은 센서와 6대의 카메라를 이용해 자율 주행하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원격 운영자가 개입해 경로를 조정하거나 후진 시킬 수 있다. 파손 시도에 대비해 마이크를 통한 음성 응답 기능도 있으며, 배터리가 방전돼도 작동하는 기계식 브레이크를 갖추고 있다. 회사 측은 휠체어와 동시에 지나가기 어려운 폭의 인도에는 로봇이 진입하지 않도록 프로그래밍했다고 설명했다.
캐나다 내 선례와 우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봄, 음식 배달 플랫폼 스킵(Skip)과 워털루대학교 연계 기업이 온타리오주 마컴에서 보도 배달 로봇 시범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고객들은 QR코드를 스캔해 ‘바퀴 달린 쿨러’ 형태의 로봇에서 음식을 수령했으며, 3개월간 인간 안내원이 로봇과 보행자 간 상호작용을 관찰했다.
반면 토론토에서는 고령자와 장애인 안전 문제가 제기되면서, 2021년 배달 로봇을 포함한 소형 이동 장치의 보도 및 자전거도로 운행이 금지됐다. 당시 타이니 마일 이라는 업체가 분홍색 소형 배달 로봇을 운영했으나 결국 중단됐다.
한편 배달 로봇 도입이 인간 배달 기사들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에 대해 업계는 “로봇이 담당하는 구간은 주로 짧고 기존 배달 서비스에서 선호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며, 오히려 배달 효율을 보완하는 역할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웨스트오버 국장은 “써리는 사이먼 프레이저 대학교(SFU) 등과 협력해 새로운 기술을 도심 환경에서 시험하는 ‘미래 지향적 도시’를 지향하고 있다”며 “배달 로봇 도입이 가져올 연쇄적 영향을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는 “써리의 빠른 성장 속도는 다양한 서비스와 기술 실험에 기회를 제공한다”며 “새로운 비즈니스가 자리 잡기 좋은 토양”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