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4일 WednesdayContact Us

전직 총리들 한목소리 “캐나다는 하나”…통합 강조

2026-02-04 11:50:23

3일 의회 의사당에서 공식 총리 초상화 공개를 앞두고 스티븐 하퍼 전 총리가 하원에서 소개되고 있다.

하퍼, 트럼프·분리주의 위협에 초당적 협력 촉구

 장 크레티앵 전 총리와 ‘국가 통합’ 강조

카니 총리 “하퍼, 지역 분열을 인식한 지도자”

 

전 캐나다 총리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알버타·퀘벡 분리주의 움직임을 캐나다 주권에 대한 ‘실존적 위협’으로 규정하며, 자유당과 보수당의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스테픈 하퍼 전 총리는 3일 오타와 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자신의 공식 총리 초상화 공개 행사에서 “정책적 차이가 있더라도 국가를 하나로 지키는 일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위험한 시기에 양당은 외부의 주권 위협과 내부의 통합 훼손에 함께 맞서야 한다”며 “선조로부터 물려받아 후손에게 맡겨진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어떤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날 행사에 참석한 마크 카니 총리는 하퍼 전 총리에 대해 “캐나다의 힘이 동서로 이어진 국가 통합에서 나온다는 점을 일관되게 인식한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퍼 재임 시절 퀘벡 분리 독립 지지율이 수십 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서부 소외론도 제한적 이슈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또 2008~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퍼 정부가 당파를 뒤로 하고 재정 균형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경기 부양에 유연하게 대응한 점을 높이 평가하며 “이는 원칙의 포기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재정 관리라는 더 깊은 원칙의 실천이었다”고 말했다. 하퍼 전 총리는 당시 카니 총리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했으며, 이후에도 조언을 주고받고 있다고 전했다.

하퍼 전 총리는 전날 장 크레티앵 전 총리와 함께 국가 통합과 애국심 회복을 강조하는 공동 행보에도 나섰다. 크레티앵 전 총리는 “트럼프는 캐나다를 장악하고 싶어 하는 듯 보이지만 우리는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말하며, 그의 외교 노선을 “미국 제국 쇠퇴의 신호”로 평가했다.

그는 알버타와 퀘벡의 분리주의에 대해서도 “캐나다는 과거에도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분리 요건을 엄격히 한 명확성법(Clarity Act)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트럼프 정서만으로는 부족”

하퍼 전 총리는 시민적 민족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의 자부심이 단순히 트럼프를 싫어하는 데서 나와서는 안 된다. 캐나다가 왜 지켜질 가치가 있는 나라인지에 대한 자긍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 분리주의 인사와의 대화를 소개하며 “이럴 때일수록 함께해야 한다는 데 공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역사 인식의 중요성도 언급됐다. 크레티앵 전 총리는 캐나다인들의 역사 이해 부족을 지적했고, 하퍼 전 총리는 재임 시절 1812년 전쟁 200주년 기념 사업 등에 투자했던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미국 독립전쟁과 1812년 전쟁이 캐나다의 협력과 통합을 보여주는 더 적절한 사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