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트루도 총리는 8일 미국, 영국, 호주 정부에 이어 캐나다 정부도 2022년 2월 개최되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 보이콧을 발표했다. 외교 보이콧은 일체의 캐나다 외교 사절단이 행사 참여하지 않으며 단 선수들은 경기에 참여할 수 있다.

트루도 “반복적 인권유린” 우려…미국, 영국, 호주와 동행

이 날 트루도 총리는 중국 정부의 반복적인 인권유린에 극도의 우려를 표명하고올림픽 개폐회식 등 고위 관리자가 참여하는 행사에 캐나다사절단을 보내지 않음으로써 이 문제에 대한 불만을 공식화 한다고 발표했다.

중국 정부의 보복을 우려하지 않는냐는 기자 질문에 그는 “중국정부는 외교사절단 불참에 놀라서는 안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또 수 개월간 동맹국들과 이 문제에 대해 토의해 왔다고 밝혔다.

중국정부는 신장지역의 위구르 무슬림 소수민족 학살 및 홍콩 정부에 대한 민주탄압에 대해 여러 국가들에게 비난을 받아왔다.

외교 보이콧은 6일 미 백악관이 처음으로 발표한 후 영국과 호주 정부가 이에 참여했다. 그 동안 캐나다 하원, 상원 및 시민단체들은 연방정부에 중국정부의 홍콩에 대한 민주적 권리 탄압과 계속되는 위구르 무슬림 소수민족 학대에 대한 책임을 묻도록 압력을 가해왔었다.

위구르 무슬림 소수민족이 거주하는 중국 북서부에 위치한 신장은 석유 매장량이 풍부한 지역이다. 올해 초, 하원은 중국 신장 지방의 종교적 소수자들을 향한 폭력을 ‘대량학살’로 규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중국이 강제 노동, 국가 감시, 인구 통제 조치를 통해 무슬림 소수 민족을 박해한다는 하원 소 위원회의 보고서에 이은 조치였다.

또 하원은 결의안을 내고 중국 정부가 집단학살을 계속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올림픽 게임을 중국외에서 개최하도록 압력을 가할 것을 연방정부에 요구했다.

에린 오툴 보수당 대표는 “트루도 정부가 개최국 이전을 추진하지 못했다”며 “외교 보이콧이 차선책”이라고 했다. 또 “신장에서의 폭력사태에 대한 보고에 대해 분노를 느끼지만, 세계 최고의 스포츠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한 캐나다 올림픽과 패럴림픽 선수들에게 전면 보이콧은 불공평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루도 총리도 “캐나다 선수들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해 금메달을 획득할 것”이라며 “선수들이 중국인권유린의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캐나다올림픽위원회(COC)는 선수들의 참가와 정부 관계자들의 참가 사이에 중요한 차이를 두려는 정부 노력에 박수를보낸다는 입장을 표했다.

캐나다가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대한 전면 보이콧을 추진한 것은 1980년이었는데, 당시 연방정부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주둔에 항의하기 위해 모스크바에서 열린 하계 올림픽의 선수 참가를 금했다.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위구르족에 대한 주장이 매우 우려되기 때문에 인권문제에 항상 맞서온 캐나다가 중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수당 외교비평가인 마이클 청 의원은 중국의 학대는 더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며 외교적 보이콧이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동맹국들이 국가보안을 위해 중국 거대 통신사 화웨이가 5G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하도록 막았지만, 캐나다는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방정부의 최종 결정이 없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무선 제공자들은 이미 스웨덴에 본부를 둔 에릭슨과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화웨이사의 설립자는 중국의 공산주의 지도부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정보 파트너들은 오랫동안 회사의 기술이 캐나다인들을 감시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청 의원은 “캐나다는 정보 동맹국들 사이에서 일방적으로 화웨이 제한이나 금지 결정을 내리지 않는 유일한 국가”라고 했다.

서방세계와 중국과의 관계는 지난 2년간 악화되었다. 중국은 초기 코로나 발병을 은폐하고 세계보건기구(WHO) 관리에게 자국의 행동을 면밀히 조사하기 보다는 자국의 대유행 대응을 칭찬하도록 압력을 가한 것으로 비난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