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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 수업 대신 휴학 …갭이어(Gap year) 갖는 학생들

2022-03-27 23:27:48

갭이어(Gap year)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 또는 대학입학을 미루고 봉사, 여행, 진로탐색,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이 나갈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뜻한다.

변호사가 되겠다는 목표로 알버타대학에 입학한 앤소니 러셀(19)은 2월을 캘거리의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생들에게 거리예술을 가르치며 보냈다. 쟝-미셀 바스키아와 같은 흑인 예술가들을 소개하고 유화, 아크릴, 수채화로 스텐실 작품을 만드는 것을 가르쳤다.

그는 초등학교때 부터 창작을 해왔지만 예술교를 꿈 꾼 적이 없다. 이민가정의 막내로 의사, 변호사, 치과의사, 엔지니어와 같은 전형적인 직업만을 생각했다. 러셀은 이번 경험을 통해서 변호사가 되려는 계획을 바뀌고 아트교사로 진로를 바꿀 계획이다.

팬데믹 초기에 대학들이 온라인 학습으로 전환하자 러셀 처럼 갭이어를 갖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갭이어(Gap year)는 학업을 병행하거나 잠시 중단, 또는 대학입학을 미루고 봉사, 여행, 진로탐색, 인턴, 창업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이 나갈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뜻한다.

러셀은 처음으로 집을 떠나 원하던 대학에 입학했지만 팬데믹으로 신입생의 기대감은 깨졌다. 온라인 수강의 학점도 좋았고 학과도 재미 있었지만 1학기 말이 끝날 쯤 원격강의가 비싼 수강료와 기숙사비의 가치를 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2학년부터 갭이어를 갖고 있는 러셀은 창작에 전념했고 자신의 작품을 전시한 캘거리의 아트커먼즈의 전시물을 본 초등학교로 부터 강의 제의를 받았다. 아트커먼즈의 2학기 강의를 마칠 무렵부터 다른 학교로 부터 초청받기 시작했다. 이민초기부터 고생을 한 그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휴학을 반대했지만 아들이 원하는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을 인정하고 지지하기 시작했다.

 

의도와 목표가 필요해

 

영국, 호주 같은 나라와 달리, 캐나다 특히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갭이어를 평범하게 수용하지 않는다. 캐나다갭이어협회 미쉘 디트머 회장에 따르면 캐나다에서는 휴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매우 높다.

“우리 사회는 더 빠르고, 더 열심히, 더 열정적으로 꿈을 이뤄야 한다는 의식이 높아서 멈추면 떨어지거나 뒤쳐진다는 생각한다”.

그러나 팬데믹 이 후 갭이어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듯 하다고 했다. 학생들은 대학을 강의뿐 나이라 다양한 캠퍼스 생활이 동시에 존재하는 총체적 경험으로 보는데 지금 학생들은 기숙사, 과외활동, 실험실 등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많은 구성요소를 놓치고 있다.

캐나다추밀위원회가 2017년 갭이어에 대해 다양한 연구와 국제보고서를 캐나다적 문맥에서 검토했다. 보고서는 일부 학생들이 “갭이어를 통해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경험의 혜택을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셀은 갭이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학생들은 보다 독립적, 자립적이며 다음 단계에 집입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다고 한다. 녀는 갭이어를 갖기 전에 의도, 성찰, 목표와 계획의 수립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주도적 계획

 

라이어슨 대학 3학년생으로 정치학과 정부학을 이중전공하는 스티븐 멘사흐 (21)는 2022년 1월부터 시작한 휴학을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했다. 팬데믹 동안 그는 가상학습에 적응하지 못했고 학점은 하락했다. 팬데믹 이전에 교수들과 학우들로부터 받았던 지원과 직접적 교류가 그리웠다. 라이어슨 대학 3학년생인 스티븐 멘사흐는 1월부터 시작한 갭이어를 매우 신중하게 생각하고 계획했다.

가을학기에는 파트타임으로 학업을 전환했지만 도움이 되지않자 9월 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대면강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희망하면서 그때까지 휴학을 결정했다.

학사학위 취득후 법대 진학을 목표로 하는 그는 학과성적을 매우 중요시 하는 사람이고 한 학기 휴학을 하기 전에 목표와 계획을 세웠다고 했다.

3년간 토론토시 청년자문단체 ‘토론토 청년 내각’의 회원으로 일해온 그는 갭이어를 통해 이 단체에 더 헌신하기로 했다. 또 존 토리 토론토 시장의 내각 지원팀에 지원해 실전경험을 쌓겠다는 목표가 있다. 그는 갭이어가 생산적인 경험을 쌓고 정신건강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고 믿는다.

한편 자신을 ‘가난한 예술가’로 부르는 캘거리의 러셀은 복학하면 미술교사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할 계획이다. 그는 “인생에서 이 처럼 보람을 느낀 적이 없다. 나는 모든 일이 발생하는 데는 이유가 있고 때가 있다고 믿는데, 지금 나는 바로 그 시점에 있다고 강하게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