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전, 데렉 윌슨은 자전거를 타고 가던 중, 코퀴틀람 코모 레이크 로드를 건너기 위해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가고 있었다. 이 때 한 스포츠 자동차가 우회전을 하면서 윌슨을 들이 받았다. 윌슨과 자전거는 이 차량의 지붕 위로 떨어졌다. 다행스럽게도 윌슨은 크게 다치지 않았다.

자전거 타다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 낸

주민에게 3천7백 달러 피해 보상 요구

사고시 아무런 피해 보상 받을수 없어

오히려 차량 보상비 지불해야 할 형국

한편, 지난 주 ICBC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낸 밴쿠버 주민 벤 볼리거에게 해당 차량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3천7백 달러의 피해 보상금을 지불하도록 했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볼리거는 사고발생 당시, 자전거 전용도로를 이용하고 있었으며 한 차량이 교차로를 지나가던 볼리거의 자전거와 부딪혔다. 포트무디에 거주하며 곧 74세가 되는 윌슨은 이번 소식을 접하고 그야말로 어안이 벙벙한 상태다. 그는 자전거와 부딪혀 자전거를 상하게 한 차량이 아닌 자전거를 타고 있던 볼리거에게 차량 사고 보상비를 지불하도록 하는 조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BC자전거협회의 에린 와프 대표는 협회 관련 보험제도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회원 개개인의 사건과 관련된 보험금 지급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한다.

ICBC가 볼리거 사건과 관련된 이 무과실 보험제도를 도입한 지는 약 2년이 됐으며, 주의회는 이 제도를 2020년도에 통과시켰다. 무과실 보험제도 도입을 통해 차량 운전자들은 연간 보험금의 약 20% 정도를 줄이게 됐으며, ICBC는 연간 15억 달러를 절약하게 됐다. 또한, 교통 사고 피해자들은 더 이상 ICBC를 고소할 수 없게 됐는데, 이는 관련 사건 변호사 선임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조엘 자나타 변호사는 이제 자전거를 이용하는 주민들은 그야말로 전쟁과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지적한다. 자신의 목숨을 내놓아야 하며, 다른 사람의 피해를 보상도 해야 할 형편에 처했기 때문이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지나던 차량에 의해 사고를 당하게 되면 아무런 피해 보상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해당 차량에 보상비까지 지불해야 할 형국이다.

자나타 변호사는 이 번 볼리거 사건 같은 경우는 예전과 같으면 법정고소를 통해 간단하게 승소할 수 있는 케이스이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다고 하면서 상식이 소통 안 되는 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단 자전거 사용자들 뿐 아니라, 도로를 이용하는 모든 주민들에게 ICBC의 무과실 보험제도는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