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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퇴근길 주민들 ‘교통대란’…수 시간동안 도로에 갇혀

2022-12-01 22:08:31

이 날 퀸스보로우 인근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들은 아예 차의 시동을 꺼 놓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차량을 길에 놓아 둔 체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기도 했다. 사진=SHANE MACKICHAN

지난 29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이 날 퇴근길의 일부 주민들이 차 안에 갇혀 꼼짝할 수 없는 상태로 수 시간을 버텨야 했다.

91번 하이웨이 이튿날 새벽까지

정체와 사고로 긴긴 차량 행렬 이어져

일부 주민 차량 도로에 놓아둔 채 걸어서 귀가

버나비(직장)서 델타(집)까지 새벽 2시에 도착

“대설주의보가 발령 됐는데…

당국의 안이한 대비”에 주민들 분노

알렉스 프레이져 다리에 갇힌 차량들이 늘어나면서 이 날 밤과 다음 날 새벽 시간까지 이 다리는 통행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일부 간선도로 등은 이 날 늦은 저녁 시간내내 긴긴 차량 행렬을 이뤘다.

특히 리치몬드, 델타 및 뉴 웨스터민스터를 연결하는 91번 하이웨이는 긴급 교통 사고 발생 및 통행 차량들의 누적으로 최악의 교통 대란을 연출했다. 이 지역에 오랜 기간 동안 거주해 온 한 주민은 “이미 대설주의보가 발령됐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이 출퇴근 주민들의 통행을 위해 전혀 대비를 하지 않은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 주민은 “이번과 같은 교통 대란은 생전 처음 당하는 일”이라고 덧붙인다.

이 날 퀸스보로우 인근 지역을 통과하는 차량들은 아예 차의 시동을 꺼 놓기도 했다.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차량을 길에 놓아 둔 체로, 목적지를 향해 걸어가기도 했다. 버나비에 직장이 있는 한 주민은 이 날 오후 3시에 회사를 나왔으나, 다음 날 새벽 2시가 되어서야 노스 델타 집에 도착했다.

장시간 동안 정체돼 있던 차량들이 다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대부분의 차량들은 지면이 얼어붙어 다리 위에서 공회전을 반복해야 했다. 이 날 오후 3시반에 메트로 타운에서 일을 마치고 집이 있는 노스 델타로 향하던 또 다른 한 시민은 그나마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해 이 날 저녁 9시에 귀가할 수 있었다.

한편 폭설과 차량 서행으로 긴 행렬을 이룬 운전자들 일부는 밖으로 나와 차량에 스노우 체인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 날 곤욕을 치른 주민들은 당국이 전혀 사전 통보나 안내 방송도 하지 않은 채 갑자기 도로와 다리 통행을 금지하는 것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새벽 1시 30분. 도로 인근에 사는 주민들이 뜨거운 차와 간식 등을 준비해 차량 속에 갇혀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는 운전자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웃을 향한 온정이 살아 있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