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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를 사랑하는 캐나다, 갑자기 ‘이민’을 걱정하는 이유

2023-04-17 08:26:51

캐나다 이민자는 역사적으로 이민 대표국가인 미국의 총 이민자 수도 뛰어 넘었다. 1인당 기준으로 캐나다는 현재 미국인보다 4배 더 많은 이민자들을 데려오고 있다.

캐나다는 사실상 어떤 지표로 보아도 지구상에서 가장 친이민적인 국가이다. 퓨리서치의 2019년 글로벌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는 이민이 나라를 더 강하게 만든다”는 생각을 가장 지지하는 나라였다.

2020년 갤럽조사는 캐나다를 세계에서 가장 이민 친화적인 국가로 순위를 매겼다. 지난해 9월, 환경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캐나다인의 58%가 “더 많은 이민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지했다

다른 나라들이 이민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이 되고 있지만 캐나다는 이민자들이 캐나다 사회에 통합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이민을 국가의 미래에 중요한 초석으로 생각하는 유일한 국가로 남아있다. 앵거스리드 연구소가 최근 캐나다인들에게 이민자들이 그들의 직장을 뺏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71%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정치권도 이런 여론을 십분 반영한다. 캐나다는 우방국 가운데, 정치적 주류 사이에서 반 이민 정서가 없는 유일한 국가로 꼽힌다. 최근에는 대대적인 이민 증가를 표방하는 피에르 포일리브르를 이민부 리더로 선출했다. 부인이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인 포일리브르 장관은 “당신의 이름이 포일리브르 이든, 파텔이든, 마틴, 아니면 모하메드 이든, 이 나라에서는 당신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장 이민 친화적인 대표 국가

3년내 145만명 새 이민자 유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캐나다인들 사이에서는 이민증가 속도가 너무 빠를 수 있다는 불편한 생각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5년 전부터 트루도 정부는 최근 역사상 가장 야심찬 이민 확대를 추구하겠다는 계획을 처음으로 공개했고 그후 연간 이민자 수는 40%이상 급증, 2017년 28만6천480명에서 2021년 40만5천330명으로 증가했다.

캐나다는 이제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이민자들을 데려오고 있다. 작년에 기록적인 43만1천645명의 영주권자들이 캐나다에 들어왔는데, 이는 핼리팩스 메트로의 전체 인구와 거의 같은 숫자이다. 또 1차 세계대전 이전에 캐나다가 동유럽 이민자들을 단기간에 대거 수용해 중부에 정착시켰던 숫자 보다도 많다.

캐나다 이민자는 역사적으로 이민 대표국가인 미국의 총 이민자 수도 뛰어 넘었다. 1인당 기준으로 캐나다는 현재 미국인보다 4배 더 많은 이민자들을 데려오고 있다.

게다가 연방정부는 그 숫자를 더 늘리는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 2025년까지, 캐나다는 연간 50만명의 새 이민자를 받을 예정이다. 캐나다는 앞으로 3년내에 매니토바 전체 인구와 맞먹을 만큼 충분한 수의 캐나다인(145만명)을 유입하게 된다.

캐나다인들이 이민에 대한 국가적 사랑을 버리지는 않고 있지만, 의료시스템, 주택 및 기타 인프라의 부족 속에서 빠른 이민 수용 속도에 대해 긴장하고 있다는 징후들이 있다.

2019년 앵거스리드 연구소가 캐나다인들에게 그들의 이상적인 연간 이민자 수를 물었을 때 13%만이 33만1천명 보다 더 높아야 한다고 답했다. 펜데믹 직전, 레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3%가 정부가 이민자 유입을 늦추기를 원했다. 너무 많은 이민자의 유입은 사회통합에 저해 요소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캐나다연구협회가 지난해 11월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이 캐나다가 너무 많은 이민자를 데려오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75%는 이민 급증이 국가의 가까운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 지 우려를 표명했다.

주민들 인프라 부족에

이민자 수용 속도에 긴장

 다른 국가들은 문화적 통합을 걱정하면서 종종 이민을 반대한다. 반면 캐나다의 이민에 대한 최근의 회의적인 시각은 눈사태처럼 밀려오는 이민 인구가 캐나다의 가장 결정적인 두가지 취약점을 악화시킬것이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바로 주택과 의료시설의 부족이다. 그리고 통계상의 숫자들을 고려할 때, 유감스럽게도 이들의 생각은 잘못되지 않았다.

캐나다는 G7국가 중 가장 심각한 주택 부족을 겪고있다. 2000년 이후 캐나다 집값은 일반인이 구매할 수 없는 수준으로 완전히 분리되었다. 지난해 캐나다는 OECD 평균소득 대비 주택가격 순위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결코 국가적 자부심이 된 적이 없던 의료서비스 대기시간은 현재 캐나다인들이 응급실에서 대기중에 사망하고 있을 정도로 악화되었다. 작년에 내각 13명 전원이 참석한 회의에서는 의료가 캐나다의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높은 이민이 이러한 문제들을 야기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외국에서 태어난 의사와 주택 건설 인력의 꾸준한 유입이 의료와 주택문제를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주택 공급을 늘리거나 의료서비스 제공을 개선하기 위한 현실적인 계획이 없다면, 매년 추가로 50만명의 캐나다인을 시스템에 투입하는 것이 이 두 문제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것은 명확하다.

캘거리 대학 경제학자 아빈드 마게산은 높은 캐나다 이민의 경제적, 철학적 이익에 대한 확고한 지지자이다. 예를들어, 그는 평균적인 이민자가 연방 소득세로 $10,803.73를 내는 반면 환급과 각종 정부 서비스로 $7,776.80만 받는다고 주장한다. 캐나다재무부에게 $3,000의 순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마게산 학자는 “이민자의 큰 증가가 수반하는 의료와 주택에 대한 수요 증가가 두 시스템에 더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비록 경제적 이유로 이민이 필요하다는 이민정책에 대한 의도된 비판은 아니지만 풀어야 할 매우 현실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왜 그렇게 많은 이민자들을 데려오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이 모든 것이 경제성장을 위한 것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경제성장을 위한 이민 계획은2025년까지 매년 이민자 50만명을 달성하겠다는 자유당의 대표정책이라고 했다.

팬데믹이 시작되기 전에는 급증하는 캐나다 노인들을 지원할 세금기반을 늘리기 위해 필수적인 이민자의 수를 기초로 했다. 팬데믹 이후부터 정부는 이민을 국가의 경제회복을 가속화하기 위한 비밀무기로 간주하고 공격적으로 숫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두려움은 주택과 의료시설 부족

 한편, 연방 정책입안자들은 이 빠른 속도가 나쁜 생각일 수 있다는 어떤 제안과도 이상할 정도로 격리되어 있어 보인다.

연방정부가 이민 수준에 대한 공개협의를 실시할 때, 정부는 일반대중을 여론조사하지 않고, 학자, 사업주, 비영리 단체 및 기타 이해 관계자에게 묻는다. 그리고 이해 관계자들은 증가하는 이민을 전적으로 지지한다. 연방정부가 실시한 이민 수준에 대한 마지막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이민 수준이 적정하거나 너무 적다”고 답했다.

데이터저널리즘 웹사이트 베터 하우징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븐 펀와시는 “정부는 이민을 마치 이민자 가게에 가서 몇명을 줍는것처럼 말한다”고 비판했다. 펀와시는 캐나다의 현 이민정책을 눈속임 이라고 부르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취해왔다. 세금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이민자들을 벌거벗은 상태로 캐나다로 데려오지만, 이민자들이 정착하면 주택가격과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누구보다도 가장 큰 타격을 받는것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캐나다의 특권적 상황에서 태어난 사람들 조차도 일하면서 임대료 내기를 버거워 한다. 새 이민자들은 이들 보다 훨씬 더 혜택을 받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캐나다는 유입된 이민자가 증가할 때 마다 점진적으로 GDP를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는지 모르지만 상당부분이 직장에서 90분 떨어진 지하 월세방을 900달러에 룸쉐어하는 새 이민자들 덕분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 상황을 개의치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정책은 매우 약탈적”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이는 바로 캐나다가 홈스테이 시대에 흔했던 현상의 복귀를 이미 보기 시작한 이유이다. 지난 3월 캐나다시민권 연구소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대학교육을 받은 캐나다 이민자 중 4분의1 가까이가 이미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당시 ICC의 다니엘 베른하르트 CEO는 “많은 새 이민자들이 캐나다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으며 이는 오타와 전역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