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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서 우승한 소녀, 한 학부모로부터 언어 폭행당해

2023-06-19 00:59:59

켈로나에 살고 있는 캐리 스타르와 9살난 어린 딸.(신원미공개 처리) 사진=KARI STARR

켈로나에 살고 있는 캐리 스타르에게는 9살난 어린 딸이 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이 딸이 8일, 학교 운동회 달리기 행사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딸에게는 축하와 응원이 아닌 비난과 언어 폭행이 이어졌다. 그녀의 딸로 인해 우승을 놓친 학생들 및 학부모들이 이 소녀의 성정체성을 의심하며 야유를 보냈다.

여성 동성애자 부모의 9세 자녀

학부모들로부터 심한 욕설도 받아

경기가 끝나자 학부모로 보이는 한 남성이 다가와 이 소녀에게 남자인지 혹은 성전환자인지를 따져 물었다. 우승을 하고도 마음에 상처를 받은 이 소녀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아픈 마음을 전달했다.

이 남성으로부터 심하게 언어폭력을 당한 이 소녀는 마음을 진정시키지 못한 채로 다음 경기에서는 아쉽게도 기대 이하의 성적을 내고 말았다.

이 소녀의 부모는 여자 동성애자이며, 현재는 별거 중이다. 딸의 경기 모습을 관전하기 위해 운동장에 모습을 나타낸 소녀의 두 어머니도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심한 동성애 혐오성 욕설을 들어야 했다. 이 소녀의 성정체성 서류 제시를 요구했던 한 남성 학부모에게는 향후 교내 모든 운동 경기대회 참관이 금지됐다.

이 소녀의 소셜미디어 소식은 미국의 뉴스위크지와 영국의 데일리 매일지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의 유수 일간지 및 소식지에 즉각 전달됐다.

UBC 성소수자들의 역사를 연구하는 카일 프랙만 부교수는 이번 사건 발생을 놓고, 불안감을 나타냈다. 그는 “사회의 소수자에 속해 있던 그룹이 사회 속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그룹들이 누렸던 이익을 차지할 때, 다수층들은 이를 소수층들에게 빼앗겼다는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역사적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시민운동이나 인권운동 등에서도 정치적으로 이용돼 발생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태와 관련된 움직임은 따라서 예전의 유색 인종이나 LGBTQ 등 소수에 대한 공격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한다.

UBC 성연구소의 J.P. 캐툰갈 부교수도 프랙만 교수의 의견에 동감을 나타냈다. 그는 “상대방을 비난할 때 성전환자라는 용어를 언급하게 되면, 성전환이라는 용어는 바로 악마 혹은 비도덕적인 개념으로 전락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