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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삶의 의지력 병원 측이 빼앗아”

2023-07-06 08:36:13

샘 오닐은 자궁암 4기 진단을 받고 입원 중인 올해 4월,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참기 힘들어 병원에 MAID 서비스를 받기로 신청했다. 사진=GAYE O’NEILL

짐 오닐과 가예 오닐에게는 딸 샘 오닐(34)이 있다. 샘은 지난 해 4월, 자궁암 4기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그녀는 올 해 4월,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참기 힘들어 병원 측에 의료 조력자살(MAID: Medical Assistance in Dying) 서비스를 받기로 신청했다. 그녀는 밴쿠버시 소재 세인트 폴 병원에 입원 중이었으나, MAID 신청 후 세인트 존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겨졌다.

종교적 이유로 환자 이전…부모, 불만 제기

딕스 “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치료 이루어져야”

세인트 폴 병원 MAID 서비스 종교적 이유로 거부

세인트 폴 병원이 물론 납세를 하는 모든 일반 주민들에게 입원 치료의 문이 열려 있기는 하지만 한 캐톨릭 단체에 의해 운영되고 있어, 이 단체가 종교적인 이유를 들어 당 병원 환자들에게 MAID 서비스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는 수 없이 샘은 MAID 서비스를 받기 위해 마취제를 투여 받고 세인트 존 호스피스 병동으로 입원실을 옮겨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의식을 잃은 샘의 의식은 예전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그녀의 부모는 강하게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샘이 다시 고통을 참고 살아나가겠다는 마지막 삶의 의지력을 세인트 폴 병원 측이 빼앗아 간 것이나 다름없다고 울분을 토한다.

샘의 부모는 데이비드 이비 주수상 및 보건부 에드리언 딕스 장관에 서한 보내 샘의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며 문제점을 타진했다. 이 소식을 들은 BC 보건부의 에드리언 딕스 장관은 세인트 폴 병원 운영을 맡고 있는 한 캐톨릭 단체에 병원 행정 규칙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그는 “병원이 환자 중심으로, 환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미디어에 전했다. 그는 BC주의 의료 분야를 책임지고 있는 한 사람으로서, 향후 세인트 폴 병원의 움직임을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샘의 부모는 “환자들을 치료하는 병원에서 종교가 이유가 돼서는 안 되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이비 주수상 및 BC검찰청의 니키 샤르마 장관 등에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 위법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서한을 전달했다.

캐나다에서는 2016년 이 후 병원 MAID 서비스가 허용돼 왔다. 세인트 폴 병원은 그 동안 총 131명의 환자들의 MAID 서비스를 위해 다른 병동으로 이들을 이전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