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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이 용암처럼 덮쳤다”…켈로나 주민들 삶의 터전 전소

2023-08-24 00:47:05

티파니 겐지와 남편인 헤들리 씨가 직접 그린 트레이더스 코브의 이 집은 17일 저녁 산불로 파괴되었다. 티파니 씨는 “불꽃이 용암처럼 산을 타고 내려왔다”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사진=TIFFANY GENGE

웨스트 켈로나 지역의 트레이더스 코브 주민들은 이번 산불로 집들이 전소돼 갈 곳을 잃게 됐다. 화마로 집을 잃은 이곳의 많은 주민들은 어린 자녀들을 둔 젊은 커플들이다.

1차 대피 발령 3시간만에 살던 집 화마에 사라져

일부 주민 망원경으로 불타는 집 보면서 울기도

“모든 것이 곧 바로 재로 바뀌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GoFundMe’ 통해 화재피해 주민 돕기 운동 펼쳐

티파니 젠은 남편과 어린 자녀들 네 명을 이곳에서 키워 왔다. 얼마 전에는 2층의 주택 외관을 남편과 함께 손수 멋지게 페인트칠을 하기도 했다. 네 명의 어린 자녀들이 그동안 활기차게 뛰어 놀았던 넓은 뒷마당은 이제 화마가 할퀴고 간 흔적만을 남겨 두고 있을 뿐이다. 아이들은 자연과 근접한 이 곳에서 마냥 행복한 시간을 보내왔다. 젠과 같은 젊은 커플들은 이웃에 살면서 어린 자녀들에게 꿈과 희망을 나눠 왔다. 산불로 대피 명령을 받은 이 지역 주민들은 멀리서 나마 화재로 타고 있는 집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일터로 출근을 했거나, 이웃 집으로 놀러 나온 주민들은 첫 대피 명령 싸이렌이 울릴 때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발령된 대피령을 실감할 수 없었다고 지역 주민들은 말한다. 대피해 나온 한 주민은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집이 전소되는 것을 보았다. 일부 주민들은 망원경을 가지고 집이 불타는 모습을 보면서 흐느껴 울기도 했다. 피해를 입은 한 주민은 “가족과의 나눠 가졌던 행복한 추억들을 산불이 모두 삼켜 버렸다”고 울먹였다.

산불로 집이 전소돼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두려움의 순간이 닥쳐올 때는 피부로 느껴지지만, 모든 것이 곧 바로 재로 바뀌는 것은 한 순간도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것을 잃은 절망감과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허무함을 느끼는 것뿐이라고 주민들은 말한다.

일부 주민들은 온라인을 통한 GoFundMe 사이트를 통해 화재피해를 당한 주민들 돕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젠은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산불로 모두 사라져 버렸지만, 그래도 머리에는 이 곳에서 지내 왔던 추억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한다. 젠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산불 피해 현장을 보며, 저런 일이 본인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신도 그들 중 한 명이었으며 이제는 모든 것을 다 잃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