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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측한 ‘낙서’ 대신에 ‘예술작품’…생동감 넘치는 벽화거리로 재탄생

2023-11-08 18:38:53

예술가 레슬리 펠란(Leslie Phelan)이 31일 스트라스코나(St. Elmo)의 세인트 엘모(St. Elmo) 호텔에서 벽화를 그리고 있다. 사진=ARLEN REDEKOP

밴쿠버시 스트래스코나 지역의 439 캠벨 애비뉴에 위치한 세인트 엘모 호텔(St. Elmo Hotel in Strathcona)의 사장은 평소 이 호텔 건물 외벽이 크고 작은 낙서로 인해 흉물스러워지는 광경을 수 차례에 걸쳐 목격해 왔다.

다운타운 이스트 한 건물 외벽에

예술가 레슬리 필란이 벽화 제작

밴쿠버의 자연과 환경 작품 선보여

낙서, 그라피테에 시달리던 업주

호텔 외벽을 예술공간으로 내놓아

외벽을 청소하고 나면 또 며칠 지나지 않아 같은 낙서 범죄가 재발돼 왔다. 이 호텔의 대표는 건물 외벽이 좋지 않은 낙서로 흉물스럽게 변하는 모습을 방치하기보다는 차라리 호텔 건물의 한 외벽을 아예 예술공간으로 일반에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지역 예술가인 레슬리 필란이 이 호텔의 외벽 허용 공간에 자신의 작품을 그려낼 예정이며, 그녀의 이번 작품 활동은 지난 달부터 시작됐다.

그녀의 그림들은 색이 밝고 매우 화려하다. 밴쿠버를 찾아오는 많은 관광객들은 다운타운 이스트 등에서 종종 보이는 건물 외벽 낙서들을 보면서 ‘초자연적인 BC주’라는 여운의 메시지를 남기곤 한다. 어둡고 흉물스럽고 우울하게 보였던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의 분위기가 이번 필란의 작품 활동으로 보다 밝고, 화려하고도 생동감 넘치는 기운으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북쪽 해안가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산들, 버라드 해안가, 보트, 올카, 사이프러스 나무들, 백곰 그리고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 등 밴쿠버를 상징하는 여러 자연 요소와 환경들이 필란 화가의 그림에 그 모습을 남길 예정이다.

필란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은 에메랄드색이다. 그녀는 산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자연의 모습을 에메럴드 빛깔로 엮어낼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색과 색이 강렬하게 대조되는 분위기를 좋아한다”고 덧붙인다. 따라서 그녀의 그림에서 붉은 혹은 노랑색이 자주 보인다.

그녀는 1년 전, 활동 무대를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옮겼다. 그녀는 토론토에서 10년 이상 상업 미술 디자이너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작품 제작을 위해 남편과 함께 밴쿠버 이주를 결정했다.

세인트 엘모 호텔은 지어진 지 100년이 넘었으며, 당시 집을 멀리 떠나온 어부들 및 도시 근로자들이 임시 숙소로 사용한 공간이었다. 이 건물 맞은편에는 지역 커뮤니티 센터가 자리 잡고 있어서 향후 주민들의 시야는 더욱 밝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