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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친 유골함 분실에 ‘망연자실’

2023-11-15 00:29:56

추 씨는 도둑들이 유골함 속에 아무런 귀중품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근처에 상자를 버렸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사진=ARLEN REDEKOP

밴쿠버시에 거주하는 마르쿠스 추(47)는 지난 할로윈 데이를 가족들과 유쾌하게 보낸 뒤 당일 밤 11시쯤 잠이 들었다. 그가 잠든 사이에 그의 집에 도둑이 들었지만, 그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됐다. 옷이 들어 있는 몇 개의 가방들이 누군가 급히 뒤적인 흔적을 남긴 채 집 안 이곳 저곳에 흐트러져 있었다.

지난 할로윈 데이에 도둑 들어와 유골함 가져가

가족들, 유골함 찾아주는 주민에게 보상금 전달

추는 처음에는 선반에 놓여 있던 옷이 들어 있는 가방들이 넘어진 줄 알았다. 오전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그는 어떤 상황이 정확하게 발생됐는지를 깨닫게 됐다. 뒷마당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부숴져 있었으며, 설치돼 있던 감시 카메라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고, 한 가방이 지퍼가 열린 채로 구석에 나뒹구러져 있었다.

이 가방 안에는 추의 선친의 유골함이 보관돼 있었으나, 이미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어두운 갈색 상자에 담겨 있던 선친의 유골함은 붉은 색의 보자기로 덮여 있었으나 그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추는 이 광경을 목격하고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이 모습을 본 그의 딸도 추를 위로하며 같이 울기 시작했다.

그는 밴쿠버 웨스트 38가의 던바 스트리트에 위치해 있는 자신의 집 주변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우거진 잔디밭이나 이웃 집의 쓰레기통 주변과 으슥한 골목길 주변 구석구석을 훑어보았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는 분명히 도둑들이 유골함 속에 아무런 귀중품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는 근처에 상자를 버렸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그는 사고 발생 며칠 동안, 집 주변의 모든 쓰레기통과 공공 화장실 등 의심이 될 만한 장소들을 샅샅이 뒤적였으나, 허사였다. 하는 수 없이 그는 이번 사건 발생을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 유골함을 찾아주는 주민에게 보상금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추의 선친은 영화제작자로, 약 20여 년 간의 밴쿠버 생활을 접고, 2006년 출신지인 중국의 북경으로 아내와 함께 돌아갔다. 지난 해 12월, 추의 부친은 심장질환으로 별세했다. 추는 부친이 사망하기 직전, 북경을 방문해 약 일주일 정도 부모와 같이 지낼 수 있었다. 추의 선친은 자신의 유골함을 태평양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그는 모친과 함께 다시 밴쿠버로 돌아왔으며, 곧 선친을 유언대로 보내 드릴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