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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올때 읽으면 잠 오는 커피 이야기 28

2023-11-16 11:10:21

파나마 커피… Boquete (보케테), Volcan Baru (볼칸 바루), Piedra de Candela (빼에드라 칸델라)

난 모자를 즐겨쓰는 편이 아니다. 특히 야구모자는 더 더욱 잘 쓰지 않는다. 주변에도 보면 모자를 즐겨 쓰는 사람이 많은데 보통 이유들을 물어보면 패션으로 쓴다는 대답보다 의외로 다른 이유가 많다는 걸 알았다.
가장 많이 듣는 이유는 머리를 안 감았는데 급하게 외출을 해야 할 때, 또 다른 이유는 머리 숱이 많이 없어서 가리기 위해서 라고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머리 숱이 엄청나게 많고 머리를 매일 매일 감기 때문에 안 쓰는 건 아니고 그냥 안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쓰지 않는다.
그런 나에게도 별로 거부감이 없는 모자가 있는데 챙이 넓은 밀집모자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런 모자들은 일상에서 쓰고 다니면 너무 시선이 집중되기 때문에 당연히 쓰지 못한다.
한번은 멕시코에 갔는데 햇빛이 너무 뜨거운 나머지 꼭 모자가 필요하다 느껴졌다. 마침 동네시장에 갈 일이 있어서 밀집 모자를 하나 구입할 수 있었다.
너무 만족스러워하며 나머지 머무는 기간동안 줄곧 그 모자만 쓰고 있다가 무심코 모자 안 쪽의 상표명을 보게 되었는데 Panama (파나마) 라고 적혀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런 식의 모자들은 ‘파나마 모자’ 라고 불리우지만, 사실 이 모자는 에콰도르에서 시작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파나마 모자라고 불리우게 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오늘의 주제는 파나마 커피다.
남미지역의 파나마는 코스타리카와 콜롬비아 사이의 연결고리와 같이 곳에 위치하고 있다. 1812년 스페인으로 부터 독립하여 한동안은 콜롬비아의 한 주로 편입되었다.
하지만 1903년에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미국으로 이양해 주는 조건으로 미국의 지원을 받아 완전한 독립국가가 되었다. 파나마는 해발 3,000m가 넘는 산악지역이 많고 커피 재배에 적합한 토양과 기후를 갖추고 있어 오늘날 고급 품질 커피의 생산지가 되었다.
해발 1,500 m만 되도 커피 재배에 정말 좋은 높이라고 여겨지는데 무려 3,000m고지대에서 생산이 되니 감히 상상이 안된다. 파나마에서도 여러 커피 재배 지역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세 지역을 소개하고자 한다.

Boquete (보케테)
파나마의 가장 대표적인 산지이며 전국 커피의 약45% 정도를 생산하는 지역인 보케테의 커피는 중간정도의 바디감으로 발란스가 좋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들어본 세계 최고 품질로 인정받는 게이샤 (Geisha Coffee) 커피를 생산한 에스메랄다 커피 농장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Volcan Baru (볼칸 바루)
파나마 서쪽에 위치한 가장 높은 산(해발 약3,500m)에 위치해 있으며, 풍부한 바디감, 그리고 산도와 향미 모두가 잘 어우러진 커피가 생산되고 있다.

Piedra de Candela (빼에드라 칸델라)
이 또한 서부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좋은 토양과 환경 덕분에 커피체리가 알차며 전체적인 발란스도 좋고 향미도 풍부한 고품질의 커피가 경작되고 있다.

파나마의 주된 품종으로는 게이샤, 카투라, 커추아이, 티피카 등이 있는데 그 중 게이샤는 처음 이디오피아에서 발견된 후 케냐, 코스타리카를 거쳐 파나마로 전파된 개량품종이다.
이 품종은 파나마 최상의 기후와 토양 조건과 맞아 세계최고로 인정받은 커피로 재탄생했다. 여기서 게이샤 커피가 최고의 커피가 된 이유를 좀 더 알아보자.
2005년 파나마 보케테 지역의 피터슨 가족이 베스트 오브 파나마 대회에서 입상을 한 이후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고, 2020년에 경매에서 1파운드당 USD $1,300이라는 최고가를 경신하는 쾌거를 이루어 커피의 왕좌 자리매김을 했다.
참고로 이디오피아 게이샤 보다 파나마 게이샤를 더 높이 평가하는 것은 파나마 재배지역의 기후와 토양이 절묘한 조합을 이루어 탄생시킨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커피와 다르게 과일향, 꽃향, 초컬릿, 캐러멜 과 같은 복합적인 맛을 간직하고 있어 커피 애호가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가격이 비싼게 흠이긴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게이샤 커피를 맛 보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