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밴쿠버시 공무원과 경찰들이 오펜하이머 공원에서 무단으로 난립 설치돼 있던 텐트 시설들을 철거했다. 사진=ARLEN REDEKOP
이번 주부터 밴쿠버시 관계 공무원들의 시내 공원에 대한 밤샘 무단 텐트 시설 철거 작업이 시작됐다. 공원 등지에서의 밤샘 활동이 불법 사안이기 때문이다.
‘노숙자 텐트촌 불법’ 시 의회 법령 통과
“공원 등지에서의 밤샘 활동이 불법”
9일 철거과정에서 노숙자들 거센 항의
지난 해, 밴쿠버시는 공원 등지에 무단으로 난립돼 있는 노숙자 텐트촌이 불법이라고 시 의회를 통해 통과시켰으며, 이미 지난 해 노숙자 텐트 철거 작업을 개시한 바 있다. 9일 오전, 10여 명의 밴쿠버시 관계 공무원들과 경찰들이 오펜하이머 공원에 도착해, 무단으로 난립 설치돼 있던 여러 텐트 시설들을 철거했다. 이 공원은 평소 많은 노숙자들이 무단으로 텐트촌이 형성돼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철거 작업이 진행되기 시작하자, 텐트를 거주지로 사용해 왔던 노숙자들의 울부짖음과 고성이 난무했다. 공무원들과 경찰들은 공원 내 밤샘 텐트 시설은 불법이기 때문에 익일 오전 내에 모두 철거돼야 한다고 설명했으나, 노숙자들의 반발감은 극에 달했다.
연말연시 기간 동안 이 공원에 무단 텐트 시설들이 크게 증가됐다. 무단 텐트촌 거주민들 중에는 쿠바에서 캐나다에 난민 자격으로 들어 온 카를로스 헤르난데즈도 포함돼 있다. 그는 밴쿠버로 오기 전, 알버타에 도착해 그곳에서 오일 관련 직종에서 일을 했다. 그는 밴쿠버에서는 건설 노동자로 일을 해 왔으나, 실직을 당한 뒤 거주해오던 아파트도 잃게 돼 오펜하이머 공원에서 지난 6개월 동안 텐트 생활을 해 왔다고 한다.
그는 이와 같이 길거리 노숙자가 되려고 캐나다 난민이 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한다. 그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경찰들과 공무원들에 의해 그의 텐트는 무참하게 철거됐다. 그는 간신히 텐트 더미들 속에서 자신의 난민 자격 여권과 모친의 사진 등을 찾아냈다. 그리고 쓰레기더미 속에서 자신의 개인 소지품들이 들어 있는 가방을 발견하고는 안도했다. 다른 노숙자에 의해 그의 중요한 소지품이 분실되거나 도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밴쿠버시 관계자는 노숙자들의 일반적인 텐트 관련 시설물들만 철거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들과 관련된 개인 중요 소지품 및 서류들을 따로 보관해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