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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만 ‘쓰리프트 스토어’, 상품가격에 소비자 ‘화들짝’

2024-02-12 19:35:18

밸류 빌리지에서 발견한 이 꽃병에는 8.99달러의 밸류 빌리지 가격표가 붙어 있는데, 달라라마에서 새로 산 꽃병의 3배에 해당한다. 소비자들은 중고제품 가격이 너무 높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사진=Evan Boyce

중고 꽃병 ‘새 제품 값의 3배’…$3.00→$8.99로 둔갑

전문가 “의문스러운 가격책정 소비자 신뢰 날려버려”

토론토 밸류 빌리지 매장에서 물건들을 살펴보던 중, 에반 보이스 씨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발견했다. 밸류 빌리지Value Village 가격표에 8.99달러가 붙은 중고 꽃병 밑에 원래 가격표가 아직 붙어 있었는데 달러라마Dollarama 매장에서 3달러에 판매된 것이었다.

“새 물건 값의 3배는 말도 안된다. 바가지를 쓴 것 같다” 라고 재활용 에너지 회사에서 일하는 그는 말했다.

오래동안 많은 캐나다인들은 가격이 싼 중고 상품을 사기 위해 밸류 빌리지에 의존해 왔다. 밸류 빌리지는 캐나다에서 가장 크고 가장 인기있는 중고품 판매 체인 중 하나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밸류 빌리지가 부치는 높은 가격표에 놀라며 비난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막대한 이윤

밸류 빌리지의 의문스러운 가격책정에 대한 불만은 수 개월동안 축적되어왔다. 쿠트니 매장의 한 쇼핑객은 6.49달러의 어린이 신발을 발견했는데 새 신발의 소매가격은 3달러였다. 위니펙의 한 매장의 중고책은 이전 소매점에서 샀던 가격의 두 배에 팔리고 있었다.

보이스 씨는 많은 고객들이 묻고 싶어하는 질문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들이 파는 물건 대부분이 기부된 것인데 왜 그렇게 높은 가격으로 파는건가?” 소비자들은 또 최근 비영리 단체인 굿윌과 구세군의 가격책정 관행도 비난하기 시작했다.

밸류 빌리지는 모기업 세이버즈 밸류 빌리지(Savers Value Village)가 소유한 영리기업이다. 미국의 사모펀드사인 에리스 메니지먼트Ares Management가 대주주로 에리스는 작년에 밸류 빌리지를 상장시키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비즈니스 모델은 매우 간단하다. 모든 재고품은 중고 기부금으로 마련되며, 일부 재고품은 빅 브라더스 빅 시스터즈와 신장재단을 포함한 비영리 파트너가 수집한 것이다. 밸류 빌리지는 해당 파트너에게 매년 수 백만 달러에 달하는 물품에 대해 정액을 지불한다.

밸류 빌리지는 이렇게 수집된 상품을 수익을 위해 판매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 3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23년에는 미화 15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비자 “속았다” 느껴

최근의 고객 반발은 밸류 빌리지 브랜드에 흠집을 낼 수 있다. 토론토 메트로폴리탄 대학 마케팅부 매튜 필립 교수는 “소비자들은 의식적으로 소매점을 특정 카테고리로 분류하며 따라서 중고매장에서는 일반 매장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살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고 한다. 그는 이 같은 의문스러운 가격책정은 소비자 신뢰를 날려버릴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소비자가 진실이라고 알고 있고, 세상이 작동해야 하는 방식이라고 믿는 것을 깨뜨리는, 매우 거슬리는 행위” 라고 했다.

필립 교수는 기업들은 서로 다른 복잡한 가격전략을 가지고 있으며, 규칙에서 크게 벗어나 이윤을 책정하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소매업체에 속았다고 느끼는 고객들이 돌아올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선을 크게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음에 구매할 때는 소비자들이 훨씬 더 신중할 것이다.”

 

구매자 주의

유튜브와 틱톡의 알뜰살뜰 영상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절약쇼핑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고 소비자들은 또 보다 지속 가능한 쇼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활비가 치솟으면서 돈을 아끼려는 노력이 중고경제인 절약형 경제로 더 많은 사람들을 이동시키고 있다고 개인금융 전문가인 케리 테일러는 말한다. “우리 모두는 더 싼 값으로 멋진 물건들을 찾고 싶어한다.”

그러나 테일러는 이런 절약환경에서는 소비자들이 구매전에 온라인에서 더 많은 조사를 하거나 더 많은 매장을 방문하는 등 더 신중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 “만약 중고품이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하면 소비자는 새 물건을 더 싼 값에 살 것이다.”

 

밸류 빌리지 반응

밸류 빌리지는 이런 불만에 대해 매주 수 천개의 품목이 각 매장을 통해 들어오고 있으며 직원들은 제품가격을 정확하게 책정하려고 노력한다고 답했다. 모회사인 세이버스 마케팅 책임자인 사라 고글은 “고객들은 어떤 상품이 의도치 않게 가격이 잘못 책정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자유롭게 매장 관리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우리는 가격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론토 밸류 빌리지 밖에서 만난 다니엘 밀포드 워렌과 같은 소비자들은 그래도 중고 매장에서 헌팅을 계속하겠다고 한다.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것이 기업의 생리이고 돈을 어떻게 사용하는 가는 소비자인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고 했다.

 

 

A clear jar with a mustache on it

Description automatically generated

중고 머그잔의 가격은 3.99달러인데 병 밑에 붙은 달라라마 가격표는 1.50달러였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