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아날로그 아이들’ 출간…캐나다 이정순 아동작가 참여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이정순 아동작가가 김은아, 원영희, 이정분, 최수주 네 명의 동화작가들과 함께 이 시대에 이미 사라져버린 문화를 직접 체험한 것을 재현해서 ‘응답하라! 아날로그 아이들(출판사-고래책빵)’을 출간했다. ‘아날로그’란, 아날로그 감성, 아날로그 시대에 대한 그리움 등의 표현에서 보듯이 발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시대에 대비되는 의미로 쓰인다. 이 책에서는 7,80년대 문화나 주변 환경에 대한 기억을 소환해 작가의 체험과 상상력으로 아날로그 시대를 표현했다. 어른들에게는 아날로그 감성의 추억을 소환하고 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상상력을 선물할 수 있는 이 책이 궁금해 이정순 아동작가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 및 경력
캐나다 캘거리에 살면서 한인 신문에 동화를 연재하며, 틈틈이 한국 동화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계간 《아동문예》에 신인상이 당선되며 동화를 쓰기 시작했고, 캐나다 한국일보 신춘문예와 한국문인협회 밴쿠버지부 신춘문예 당선, 동서문학상 아동문학 부문에 입선하였다. 지은 책으로 영어와 한글 혼합본인 『내 친구 토즈』, 『사랑별에서 온 아이』 등이 있다. 사스캐츠완 한인문학회를 창립하여 초대, 2대 3대 회장직을 역임했다.
Q 이번 응답하라! 아날로그 아이들에 참여하게 된 계기
한국 아동문학의 거장이신 원유순 작가님의 제안으로 제자 5명이 7,80년대 사라진 문화에 대해 각자 자신들이 체험한 이야기에 체험과 상상력을 허구화해서 다섯 가지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만들어 공동 출간한 책이다. 《응답하라! 아날로그 아이들》 출간을 위해 한국에 다녀왔다. 지난 2월 24일 홍대 앞 <비스트로 발라드> 라이브 카페에서 50여명의 독자들과 북콘서트를 했다.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는 추억을, 지금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의 어릴 때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이야기라 무척 흥미로워했다.
Q 공동 저자인 김은아 원영희 이정분 이정순 최수주 그림엔 채인화 작가와의 작업이었는데 어떠했는지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내 책이 처음 나오는 신진 작가들도 있고 수업을 받는 12명의 작가들이 각자 이야기를 지어냈지만, 다섯 작품만이 선정되었다. 탈락한 작가님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서로 격려하고 축하해주며 책이 만들어지기까지 함께하며 즐거웠다.
다음 기회에 더 좋은 작품으로 책이 탄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채인화 일러스트의 아이디어로 만화를 곁들인 점이 책을 더 돋보이게 했다. 색채 또한 아날로그에 맞게 2도 채색으로 한 것이 참 흥미롭다.
Q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있다고 했다.’ 우리 아이들이 사실 앞만 보고 간다. 그 아이들의 부모가 자랄 때는 목욕탕이나 수돗물이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또한 들판을 뛰놀며 노느라 씻을 틈도 없어 늘 목이나 손톱 밑에 새까맣게 때가 끼어 있었다. 학교에서 위생검사를 했다. 위생검사에 걸리지 않으려고 그날만큼은 씻고 학교에 왔다. 채변을 받아 단체로 검사를 하고, 티브이, 게임기나 스마트폰이 없어도 정말 잘 자랐으며, 현재는 급식을 하지만 그때는 양은도시락에 도시락을 싸다녔다. 보온병이 처음 나오자 신기해하기도했다. 지금도 내 집 마련이 힘들지만 그 때 역시 내 집 마련은 꿈만 같았던 시절이다. 요즈음은 한 교실에 10명도 안 되는 학급이 수두룩했지만, 그때는 한반이 60에서 많게는 80명까지 있었다.
그래서 산아제한으로 정부에서 정관수술을 하면 아파트 분양권 1순위 혜택을 주었다. 그래서 지금 저출산 시대가 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물론 그때는 작은 땅덩어리에 인구가 포화상태가 되어 정부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정책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예비군 훈련장에서 단체로 정관수술을 해 주기도 했다.
Q 우리 가정의 체험 이야기
이 책에 있는 이야기를 요즈음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을까? 어려움을 모르고 자라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읽음으로 우리 문화를 알고, 이 책을 아이들이 읽으며 단지 ‘그땐 정말 그랬어? 불편했겠다’ 가 아니라 그 옛날의 문화나 역사를 우리 아이들이 알게 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다섯 작가들은 다섯 이야기를 작가들의 특유한 기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
Q 앞으로의 활동 방향
‘작가는 써야 작가다.’ 하는 말처럼 계속 집필에 정진하고 있으며, 우리 아이들이 내가 지은 동화를 읽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좋은 소재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장편을 집필 중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K문화 K퓨드 열풍이다. 나는 전 세계 K 문학열풍이 불길 바라는 마음이다.
똥 팔아요! – 원영희
“아이스케키!”여학생 치마를 들춘다. 요즈음은 이런 장난을 치면 정말 큰일 난다. 그때는 아이들 장난이라며 큰 문제가 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채변검사 채변 제출일이 하루밖에 남지 않았지만 미정이는 변비다. 똥이 나오지 않자 똥을 판다는 인호에게서 똥을 산다. 채변검사 그 결과는 어땠을까?
보온도시락 소동 – 김은아
요즈음 한국의 공립학교에서는 급식을 하지만, 엄마아빠 때는 도시락을 싸서 다녔다. 보온 도시락을 처음 본 아이들은 신기하다. 맛난 반찬을 싸온 친구들의 도시락 반찬을 뺏어 먹고 심지어는 입에 들어간 것도 뺏어 먹는다. 그런데 그때는 그래도 병나지 않았다.
칼라 티브이 소동 – 이정분
80년대에 처음으로 칼라 티브이가 나왔다. 칼라 티브이가 집에 있는 아이들은 스머프가 파란색이라고 떠들어 대고 준영이는 할아버지한테 칼라 티브이를 사자고 떼를 쓴다. 할아버지는 안테나 기사한테 사기를 당하고, 아이들과 칼라 티브이를 직접 만든다. 과연 칼라 티브이가 만들어질까?
아파트 대신 동생 – 이정순
선우는 친구들로부터 한 칸짜리 방에 산다고 놀림을 받는다. 반 친구 기태가 엘리베이터 있는 아파트로 이사 간다고 약을 올린다. 아빠는 선우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예비군 훈련장에서 정관수술을 하고, 아파트 1순위 분양권을 따 낸다. 과연 선우는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될까?
이지은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