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문영
분홍색 반짝이는 차렵 이불
지금은 다 헐고 못쓰게 실밥이 터진 것이지만
어머니의 정성이 흠뻑 들어 간 이불
어머니는 이불과 베개를 좋아하셨다
중학교 때 집에 어머니가 계실 때는
늘 이불을 만들고 있을 때였다
두꺼운 색동 색으로 만든 이불은
내가 누워 자기 쉽게 만든 것이었다
어머니는
자식들이 편하게 누워 자는 것을 유일한 꿈이라 하는 양
졸으시면서도 꿰맸다
어머니는 이불을 바늘과 실로 꿰매면서
바늘이 닿지 않는 곳에 내가 맘껏 누워 있는 것을
한번도 귀찮다고 나무라지 않았다
분명히 성가셨을 법한데
희미하게 웃으시는 느낌마저 있었으니
그때의 나는 그 포근함을 잊을 수가 없었다
요즘의 아이들이 강강수월래 하듯이
둥그렇게 원을 그리면서 뛰는 모습을 보면
부럽다고 말한 친구
그때처럼 나도 희미하게 놀고 싶다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마음껏 놀아도 희미하게 웃는 어머니가 그립다고 했다
누군가가 내가 하는 것을 보며
희미하게 흡족한 미소를 주는
어머니가 그리운 계절
그 계절이 지나가는 길에 어머니가 계신다
낙엽처럼 곧 지나가겠지
우리도 어머니처럼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