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분열 논란 확산…알버타
분리세력의 미국 접촉에 정치권 충격
“미국에 5,000억 달러 신용 요청”
데이비드 이비 BC주수상이 알버타 분리주의 단체 지도부가 미국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한 사실과 관련해 “외국에 가서 캐나다 분열을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반역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비 주수상은 27일 오타와에서 열리는 연방 수상 및 각 주수상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알버타 분리주의 단체 ‘알버타 프로스퍼리티 프로젝트(Alberta Prosperity Project)’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 인사들과 회동했다는 보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외국 정부에 가서 이 나라를 분열시키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행위에는 오래된 단어가 있다. 바로 ‘반역’”이라며, “이 문제를 주수상 회의에서 비공개로 공식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알버타 프로스퍼리티 프로젝트는 알버타주가 독립 국민투표에서 승리할 경우, 새 국가의 재정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국 재무부로부터 5,000억 달러 규모의 신용 한도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해당 회동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시민사회 인사들과 정기적으로 만나는 차원일 뿐, 어떠한 약속이나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비 주수상은 “캐나다 주권을 존중하지 않아 온 외국 권력, 그것도 특정 대통령에게 가서 이 나라를 쪼개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전적으로 부적절하다”며 “그렇게 된다면 주(州)들 간의 연대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사안에 대해 다른 주수상들도 비판에 나섰다.
온타리오 주수상 더그 포드는 알버타 주수상 대니엘 스미스를 향해 “이제 나서서 분리주의자들에게 그만하라고 분명히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매니토바 주수상 와브 키뉴는 농담 섞인 발언으로 “이런 논란 덕분에 오히려 매니토바에서도 국민투표를 하고 싶다”며 “질문은 ‘캐나다의 일부로 남을 것인가’이고, 선택지는 ‘그렇다’와 ‘물론이다’ 두 가지뿐”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주수상, 분리 독립엔 거리두기
알버타 주수상 대니엘 스미스는 “통합된 캐나다 안에서 강하고 주권적인 알버타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비판자들은 그녀가 지난해 분리 독립 국민투표 성립 요건을 완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해 사실상 독립 운동에 길을 열어줬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알버타주 분리 독립 진영은 국민투표 발의를 위해 약 17만8천 명의 서명을 목표로 주 전역에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미국 정치권 일부 인사들도 알버타 분리에 대해 긍정적인 발언을 내놓고 있다.
미국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는 보수 성향 매체 인터뷰에서 “알버타는 훌륭한 자원을 갖고 있고 매우 독립적인 사람들”이라며 “사람들은 주권을 원하고, 미국이 가진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앤디 오글스 하원의원 역시 “알버타 주민들은 캐나다보다는 미국의 일부가 되는 것을 선호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알버타 주민 중 독립에 찬성하는 비율은 약 2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퀘벡도 독립론 재점화
한편 알버타뿐 아니라 퀘벡에서도 독립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가을 주선거 유력 후보인 퀘벡당(PQ) 대표 폴 생피에르 플라몽동은 승리할 경우 세 번째 독립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여론조사에서는 퀘벡 주민의 약 3분의 2가 여전히 독립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보안정보국(CSIS)은 외국 세력이 알버타와 퀘벡의 잠재적 주권 국민투표에 개입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CSIS 국장 댄 로저스는 “국민투표 자체는 민주적 권리지만, 외국 정보 조작과 개입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정보 작전에 대한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두고 “캐나다 연방 체제의 취약성을 노린 외부 정치 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향후 연방 정부 차원의 대응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