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02월 12일 WednesdayContact Us

미 관세 부과 30일동안 유예…3일 오전 트루도 트럼프와 통화

2025-02-03 13:38:59

BC주 데이비드 이비 주수상도 미국 공화당 성향주(레드 스테이트)에서 생산된 주류 구매를 즉시 중단하고, 해당 제품을 주류 판매점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정부에서 운영하는 BC Liqour 매장에서 미국 위스키들이 진열장에서 치워지고 있다.

캐나다 전역으로 번지는 ‘애국소비’

미국 제품 ‘보이콧’ 운동 강행

일부 주 ‘미국산 주류 퇴출’ 강력 대응

내수 강화·무역 다변화 움직임 가속화

저스틴 트루도 총리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어도 30일 동안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유예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루도 총리는 3일 이른 아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경 양쪽의 근로자와 기업에 경제적 고통을 줄 가능성이 있는 다가올 무역 전쟁에 대해 통화했다.

총리실과 백악관은 전화 통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자료를 즉시 공개하지 않았지만, 트뤼도의 대변인은 “무역과 국경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도 총리와의 통화후 캐나다가 매우 강경하다는 입장을 표명 한후 재차 캐나다의 미국 편입에 대한 발언도 이어갔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4일부터 캐나다에 관세를 25% 부과키로 하면서 캐나다 전역에서 캐나다산을 구매하자는 분위기가 휩쓸고 있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캐나다 전역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가 분노를 일으키는 동시에 애국 캠페인으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경제 민족주의의 물결이 일고 있다고 했다.

식료품점엔 ‘캐나다산’(Made in Canada) 간판이 등장했고, 미국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캐나다산 제품 목록이 공유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미국산 소비재를 피하는 방법을 주제로 한 내용이 방영되는 등 트럼프 대통령 발(發) 관세 위협에 대한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오타와에 있는 디자인·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운영 중인 리암 무니는 최근 ‘캐나다는 매물로 나오지 않았다’(Canada Is Not for Sale)라는 문구가 새겨진 모자를 출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 이후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무니 창립자는 “관세 발표가 나온 후 매출이 급증했다”며 “더그 포드 온타리오 주지사가 이 모자를 착용하고 회의에 참석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모자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례한 태도’에 캐나다 국민의 분노가 큰 분위기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모자는 미국이 캐나다를 51번째 주로 만들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관세 위협에 대한 반발로 제작됐다.

무니 창립자는 “이건 저항의 애국심”이라며 “폭스뉴스를 보면서 캐나다에 대한 적대감이 점점 심해지는 걸 보고 ‘그만하면 됐다’(Enough is enough)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미국 국경을 통해 매일 약 36억 달러 상당의 수·출입이 이뤄지고 있다. 관세 부과를 계기로 캐나다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저스틴 트루도 총리는 “국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조치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지만, 전통적으로 예의를 중시하는 캐나다가 지금은 분노로 단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드러났다. NBA 경기에서 LA 클리퍼스와 토론토 랩터스 간의 대결에서 미국 국가 연주 도중 관중은 야유를 보냈다. NHL 경기에서 오타와 세너터스와 미네소타 와일드 간의 대결에서도 미국 국가 연주 중 야유가 쏟아졌다.

전 재무장관이자 총리직을 노리는 크리스티아 프릴랜드는 “미국 제품 보이콧이야말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억만장자 친구들에게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가능하면 캐나다 제품을 사고 미국산 제품 구매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니타 아난드 장관도 “지금이 바로 캐나다산을 선택할 때”라고 애국 소비를 촉구했다. 또 “지금 이 순간에는 분명히 민족주의와 주권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캐나다 기업을 지원하고 현지에서 쇼핑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전했다.

주정부 차원에서도 강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온타리오주는 오는 4일부터 ‘주류통제위원회(LCBO)’를 통해 미국산 와인과 맥주, 위스키, 하드셀처(탄산주류) 판매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 조치는 최대 10억 달러 규모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포드 주수상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지금이야말로 온타리오산 또는 캐나다산 제품을 선택할 최고의 시기”라고 강조했다. BC주 데이비드 이비 주수상도 미국 공화당 성향주(레드 스테이트)에서 생산된 주류 구매를 즉시 중단하고, 해당 제품을 주류 판매점에서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내수 강화와 무역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캔디스 레잉 캐나다 상공회의소 회장은 “남쪽(미국)과의 무역이 어려워진다면, 우리는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해야 한다”며 “캐나다 내에서도 불필요한 지역별 무역 장벽을 철폐해 내수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