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백만 개의 소포가 쌓이고 파업에 들어갔던 캐나다포스트(Canada Post)가 다시금 노조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양측은 오는 5월 22일 이전에 새로운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또 다시 파업이 발생할 가능성에 직면해 있다.
노동자를 대표하는 캐나다우정노동조합(CUPW)은 이번 주 캐나다포스트 측과 단체협약 갱신을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현재 근로자들이 따르고 있는 기존 협약은 지난해 12월 캐나다산업관계위원회의 명령에 따라 연장된 것으로, 그 유효기간은 5월 22일까지다.
노사 간 교착 상태를 해소하고자 캐나다 정부는 스티븐 맥키넌 노동부 장관 주도로 산업조사위원회를 설치했고, 이 위원회는 캐나다포스트의 재정난과 협상 결렬 원인을 분석한 보고서를 오는 15일 발표할 예정이다.
고용 전문 변호사 헤나 싱은 “작년 말 정부의 업무 복귀 명령은 사실상 ‘파업 중단’ 조치였고, 이제 다시 협상이 재개된 것” 이라며, “정부가 조사위원회를 꾸린 것은 드문 일” 이라고 설명했다.
협상 분위기와 쟁점은?
양측은 3월1~2일 첫 협상을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끝났으며, 4월 30일과 5월 1일 협상이 이어졌다. 아직 이번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CUPW는 공정한 임금, 안전 보건 보장, 고용안정, 존엄 있는 은퇴권 을 위한 협상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포스트도 4월 29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중재인의 도움으로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변화하는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면서도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새 협약을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다만 주말 배달 확대 여부는 여전히 최대 쟁점으로 남아 있다. 노조는 이로 인해 계약직 고용이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고용 전문 변호사 리치 아피아는 “노조 입장에선 계약직화 가능성이 있는 요구안에 강력히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캐나다포스트는 2018년 이후 약 30억 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민간 택배업체들의 시장 진입과 우편 이용 감소로 수익 구조가 악화된 상황이다. 회사는 올해 2분기 중 현금이 고갈될 가능성도 경고한 바 있다.
파업 가능성과 국민영향
아피아 변호사는 “파업 여부를 예단하기 어렵다” 며 “노사 양측이 파업을 협상 전략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막판 극적인 타결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TD은행 등 일부 금융기관은 고객들에게 파업 가능성에 대비해 전자명세서로 전환하거나, 웹사이트 및 앱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싱 변호사는 산업조사위원회 보고서가 노사 간 입장 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노조가 캐나다포스트의 재정 상황을 보다 명확히 이해하게 된다면 현실적인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작년 가을 파업으로 인해 일반 국민과 기업들의 불편이 컸던 만큼, 노사 모두 이번에는 파업을 피하려는 의지가 클 것.”이라며 “또다시 파업이 발생하면 국민 신뢰도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약 이번에도 협상이 결렬되어 파업이 재개된다면, 정부는 또 한 번의 업무 복귀 명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아피아 변호사는 “경제를 우선시하는 새 정부 입장에서는 파업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