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풀이 춤

2025-05-14 10:51:17

윤문영

살짝 버선 발이 움직이네

한과 설움 애탄이 움직이네

모아졌다 퍼졌다 사라지는 연속이

동그렇게 흰 옷을 감싸네

너의 어둠이 밝아 지네

번갈아 커지네

번갈아 작아지네

번갈아 사라지네

스스로 작아지는

지나간 설움

움직이며

곱게 나오는

줄줄이 아우성의 울음

이 손 끝을 지나는 것들,

곱게 곱게 접어지고

차근 차근 접어지고

자연의 섭리로 날아간 애탄

나비 같이 날아간 설움

표정은 없어도

움직임이 속삭이네

사라지는 것에

움직임이 있네

(처용무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