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중앙은행(Bank of Canada)이 1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춰 2.50%로 조정했다. 이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의 추가 인하로, 최근 고용 시장 악화와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단행된 조치다.
금리 2.50%로 전격 인하…3년 만에 최저 수준
주택·대출 혜택 늘 듯, 반대로 인플레 리스크 주시해야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노동시장 약화와 민간 투자 위축, 물가 압력 완화 등 복합적 위험 요인을 감안했다”며 “경기 연착륙을 유도하는 동시에 물가 안정 기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두 달 동안 캐나다 전역에서 10만 개가 넘는 일자리가 사라지며 실업률은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여기에 주택 경기 침체와 임금 상승 둔화가 겹치면서 소비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가 측면에서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 핵심 물가상승률은 중앙은행 목표 범위인 1~3% 수준에서 완만하게 둔화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 완화로 일부 관세가 철회되면서 수입 물가 부담도 줄고 있다.
이번 금리 인하로 가장 직접적인 변화를 체감할 곳은 주택 시장이다. 변동금리나 신규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높은 주택 가격과 공급 부족 문제를 고려할 때 단기간에 거래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진단한다.
금융시장은 추가 인하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캐나다 달러 가치는 발표 직후 약세를 보였고,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사이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반영됐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연말까지 최소 한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그러나 성급한 낙관론을 경계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고개를 들거나,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이 커질 경우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앞으로의 결정은 경제 지표와 물가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는 메시지다.
이번 조치가 소비 회복과 경기 부양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장기적인 재정·금융 리스크를 키울지 주목된다. 다음 금리 결정은 10월 말로 예정돼 있으며, 향후 몇 달간의 고용 및 물가 지표가 그 방향을 가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