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례적 온난화로 밴쿠버 3대 스키장 개장 불투명

평년보다 11도 기온 높아, 기상청 이번 주말 눈 예보

12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B.C.주 전역의 스키장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노스밴쿠버의 마운트 시무어(Mount Seymour)는 16일 짙은 구름에 덮여 있었지만, 인근의 다른 두 스키장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적설 부족으로 슬로프를 개장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본격적인 겨울 시즌에 접어들어야 할 시기이지만, B.C.주 일부 지역에서는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고온이 기록되고 있다.

UBC대학교) 지구·환경과학과의 마이클 피드워니 교수는 이날 “현재 켈로나에 위치한 UBC 캠퍼스의 기온이 영상 10도”라며 “이는 평년보다 11도나 높은 수치로, 이 시기 정상 기온은 영하 1도 수준” 이라고 설명했다.

밴쿠버 역시 이날 최고기온이 15.7도까지 치솟으며, 통상적인 12월 중순 평균 기온인 약 6도를 크게 웃돌았다.

캐나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는 해당 날짜 기준 밴쿠버의 역대 최고 기온 기록으로, 이날 하루에만 B.C. 주 내 27개 도시와 지역에서 기온 신기록이 세워졌다.

대부분의 주민들에게 따뜻한 겨울은 반가운 소식이 되지만, 그라우스 마운틴, 사이프러스와 시무어 마운틴 등의 스키장들은 여간 울상이 아니다.

기상청의 데릭 리는 이번 주말에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번 주 내린 눈은 25일 성탄절까지 이어질 것으로 그는 전망한다.

BC주 적설량 부족으로 스키장들이 고전을 면치 못 했던 시기가 불과 2년 전인 2023년 이었다. 라니나 현상은 추운 겨울 많은 적설량을 몰고 오며, 해안가에는 큰 비를 내리게 한다. 마이클 피드워니 교수는 “라니나 기후 현상이 점차 고온으로 변화되면서 예전과는 다르게 큰 추위를 동반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한 마디로 기후 온난화 현상이 스키장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그는 기후 변화로 인해 2050년경이 되면 BC주의 스키장들은 제 구실을 하지 못 할 것으로 내다본다.

지난 해와 2014년그리고 2015년과 1980년대를 제외하면 위슬러 스키장의 적설량은 차츰 줄어들고 있다. 블랙콤 마운틴과 위슬러 마운틴은 각각 지난 달 11일과 24일에 충분하지 않은 적설량에도 불구하고 스키장을 개장했다. 위슬러 베일 리조트의 클로에 하자르는 이번 주 위슬러 지역에 눈이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녀는 15일까지 위슬러 스키장의 중턱까지는 30cm의 적설량이, 16일과 17일이 지나면서는 최고 5백- 9백cm의 적설량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그녀는 18일 밤에는 더욱 많은 눈이 내려 스키장과 스키어들에게 매우 반가운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녀는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은 스키장 인파가 크게 몰리며 이 달 18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가 피크”라고 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상 고온 현상이 겨울 스포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스키장 운영 지연과 관광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