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9일 ThursdayContact Us

“의뢰인 살해는 사실이지만 살인 의도는 없었다”

2025-10-08 11:34:08

캠룹스 변호사 버치 바가부요(왼쪽)는 2022년 의뢰인 모하드 압둘라(오른쪽)를 흉기로 살해한 사실을 인정했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과실치사를 주장하고 있다.

BC 변호사, 2022년 의뢰인 살해 혐의

1급 살인 대신 ‘과실치사’ 주장

캠룹스(Kamloops)의 한 변호사가 자신의 의뢰인을 살해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과실치사’로 판단해 달라고 주장했다.

지난 7일 BC 대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로헬리오(버치) 바가부요(Rogelio “Butch” Bagabuyo·이하 바가부요)는 2022년 3월 자신의 사무실에서 대학 강사 모하드 압둘라(Mohd Abdullah)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변호인 마크 스워츠는 “의뢰인을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맞지만 계획적인 살인은 아니었다”며 1급 살인 대신 과실치사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 앤 캐트린 새틀러 검사는 “피고인은 의뢰인을 살해할 계획을 세웠으며, 범행 후 시신을 은폐하려 했다”고 반박했다.

검찰에 따르면, 압둘라는 톰슨리버스 대학교 강사로, 2016년 바가부요를 법률대리인으로 고용해 이혼 과정 중 상당액의 자금을 은닉했다. 그러나 바가부요는 그 돈을 개인 생활비로 탕진했고, 돌려줄 능력이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압둘라의 아내가 2019년 사망하자 바가부요는 “재산을 보호하려면 2년간 더 내게 맡겨야 한다”고 속였고, 시간이 지나자 압둘라가 돈을 돌려달라고 압박하자 결국 살인을 결심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장이다.

새틀러 검사는 “바가부요는 의뢰인을 속인 사실이 드러나면 변호사 자격 박탈, 형사처벌, 사회적 추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결국 그 결과를 피하기 위해 살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사건 당시 바가부요는 압둘라의 유언 집행자이자 재정 위임권자였다. 검찰은 “그가 의뢰인의 사망 사실을 숨기면 압둘라의 재산을 계속 사용할 수 있는 위치였다”고 지적했다.

검찰에 따르면 바가부요는 2022년 3월 11일 자신의 사무실에서 압둘라를 흉기로 찌른 뒤, 시신을 비닐로 감싸 플라스틱 통에 넣고 끈으로 고정했다. 이후 이웃에게 “짐을 옮기는 것”이라며 속여 시신이 든 통을 함께 옮기게 했고, 이웃의 손자가 통을 열어보며 시신이 발견되자 경찰에 체포됐다.

바가부요는 2022년 3월 18일 체포됐으며, 이후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1급 살인죄가 인정되면 25년 동안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되지만, 과실치사는 총기가 사용되지 않은 경우 법정 최소 형량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