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기우편으로 보냈지만 두 달째
행방불명… 은행은 재발급 거부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난 부친의 유산을 전달하기 위해 등기우편으로 발송된 TD은행 발급 수표가 분실되면서, 한 유족이 은행과 보상 책임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칠리왁에 거주하던 존 토처가 혈액암으로 사망한 뒤, 그의 장남 트레보 토처는 부친의 유언에 따라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큰누나에게 18만 달러 상당의 TD은행 발급 은행수표(bank draft)를 보내기로 했다. 지난달 8일, 그는 칠리왁 TD은행 직원의 조언에 따라 해당 수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
그러나 발송 후 거의 두 달이 지나도록 수표는 수신자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등기 번호를 통해 추적한 결과 캐나다우체국 측은 우편물이 분실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통보했다. 우체국은 분실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우편요금만 환불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실질적인 보상은 어렵다는 상황이다.
수표를 받지 못한 큰누나는 65세로, 건강이 좋지 않고 재정적으로도 넉넉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금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토처는 “아버지가 남긴 돈이 누나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토처는 TD은행에 분실된 수표의 지급 정지와 재발행을 요청했지만, 은행 측은 이를 거부했다. TD은행은 발행된 은행수표는 현금과 동일한 성격을 지니며, 제3자가 습득해 현금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재발행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은행 측은 대신 “기존 수표 금액과 동일한 현금을 다시 계좌에 입금하면 새로운 수표 발행이 가능하다”고 안내했지만, 이는 사실상 동일 금액을 두 번 납부해야 하는 셈이어서 현실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토처는 “은행수표가 이렇게 쉽게 분실되고도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마치 내가 범죄를 저지른 사람처럼 의심받는 기분”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수표 발행 당시 수취인의 현금화 시한을 무기한으로 설정한 점도 크게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TD은행은 과거에도 유사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2020년 한 고객이 분실된 16만5천 달러 은행수표와 관련해 2년간 유효 기간이 지난 뒤 원 발행인에게 환급받은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토처의 경우 역시 최소 2년 이상 기다려야 환급이 가능할 수 있어, 당장 도움이 필요한 가족에게는 현실적으로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은행수표를 우편으로 발송할 경우 분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고액 자금 이동 시에는 직접 방문 전달이나 전자 송금, 또는 수취인 확인이 가능한 안전한 금융 수단을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캐나다 금융 시스템에서 은행수표의 보안성과 소비자 보호 장치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 번 제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