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2일 WednesdayContact Us

월드컵 앞둔 BC 플레이스, ‘기대 반 우려 반’

2025-10-22 20:06:48

2026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밴쿠버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BC 플레이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총 7경기가 열릴 예정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대규모 보수 공사와 막대한 비용, 그리고 입지 논란이 뒤따르고 있다.

2026년 FIFA 월드컵 개막이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밴쿠버 도심의 상징인 BC 플레이스(BC Place) 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이곳에서는 총 7경기가 열릴 예정으로, 밴쿠버가 세계 축구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광 효과’ vs ‘세금 폭탄’ 논쟁

대규모 개보수 비용·교통 혼잡

현재 BC 플레이스는 관중 편의 향상과 경기장 안전 강화를 위한 대규모 개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장 내부 좌석 교체, 조명· 음향 시스템 개선, 선수 및 미디어 전용 공간 확충 등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준비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예산 부담과 도심 교통 혼잡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캐나다가 미국·멕시코와 함께 처음으로 남자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역사적인 무대다. 캐나다 내 개최 도시는 밴쿠버와 토론토 두 곳으로, 서부와 동부를 대표한다.

밴쿠버시는 “세계적인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 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비용 대비 실익이 불투명하다” 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팬 경험과 접근성 향상될 것”

BC 플레이스의 총지배인 크리스 메이는 이번 개보수를 통해 “화장실과 젠더 중립 시설을 늘리고, 입장 통로를 개선해 접근성과 관람객 경험을 한층 높일 것” 이라고 밝혔다. 경기장 내에는 대형 환대공간이 새롭게 조성되어 “월드컵 이후에도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BC 플레이스의 지속적 성장을 위한 유산으로 남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드컵 관련 비용 최대 6억2,400만 달러

BC 주정부 산하 기관인 BC파빌리온 공사는 경기장 개보수와 운영비용이 1억7,100만~1억8,1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밴쿠버시와 주정부가 부담해야 할 전체 개최비용은 4억8,300만~5억8,100만 달러로, 수입을 감안한 순비용은 1억~1억4,500만 달러로 예상된다.

이전에도 BC 플레이스는 막대한 비용 논란을 겪은 바 있다. 2011년, 2015년 여자 월드컵 결승전을 앞두고 약 5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보수 공사가 진행됐다.

이번에는 프레이저 밸리지역에서 재배된 천연 잔디를 일시적으로 깔아 FIFA 규정에 맞출 예정이다. 다만 월드컵 종료 후에는 기존 인조잔디로 다시 교체돼, 밴쿠버 화이트 캡스와 BC라이언스가 계속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임시 잔디 설치는 돈 낭비” 비판도

콘코디아대학 경제학자 모셰 랜더는 “임시 잔디 설치는 사실상 낭비” 라며 “월드컵이 아니었다면 30~50년은 추가 개보수가 필요 없었을 경기장에 왜 막대한 돈을 써야 하는지 의문” 이라고 지적했다. 또 “BC 플레이스는 이미 노후화된 경기장으로, 밴쿠버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구조적 한계가 있다”며 “새 경기장으로 교체하기는 어렵지만, 유지비가 계속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라고 덧붙였다.

 

“교통 혼잡 불가피”… 도심 입지 논란

BC 플레이스는 도심 한복판, 고층 아파트와 상업시설, 그리고 로저스 아레나 사이에 끼어 있어, 넓은 주차 공간이 없다. 여기에 월드컵 기간 수만 명의 관중이 몰리면 도심 교통 정체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랜더 교수는 “밴쿠버 도심은 평소에도 러시아워에는 악몽 같은 교통체증을 겪는다” 며 “수많은 팬이 몰릴 경우 기존 교통망으로는 감당이 쉽지 않다” 고 말했다.

다만 경기장 입지가 대중교통 접근성 면에서는 장점으로 평가된다. 스카이트레인역, 주요 버스 노선, 자전거도로가 인접해 있어 관중들이 차량 없이도 쉽게 이동할 수 있다.

FIFA는 대회 기간 동안 BC 플레이스와 펄스크릭 주변 도로의 차량 통행을 일시적으로 제한할 계획이다.

 

“기대 크지만 영업 차질 우려”

경기장 인근 비티(Beatty) st.에서 빵집을 운영하는 메흐디 오라이는 “세계적인 축제가 열리는 것이 기대되지만, 도로 통제로 제품 납품에 지장이 생길까 걱정” 이라고 말했다.

그는 “퍼시픽 블러버드 대로가 열려 있기를 바란다” 며 “지난해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 때는 사흘 동안 평소 20일치 매출을 올렸다. 이번에도 비슷한 호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퍈 경기장 맞은편 837 비티 st.에서는 100년 된 창고 건물을 현대식 오피스로 탈바꿈 시키는 공사가 한창이다. 부동산업체 릴라이언스 프로퍼티스의 존 스토벨 대표는 “공사는 내년 2월 월드컵 직전 완료될 예정” 이라며 “글로벌 이벤트는 항상 약간의 불편을 수반하지만, 그보다 훨씬 큰 긍정적 효과를 가져온다” 고 말했다. “수많은 방문객이 완공된 새 건물을 보게 될 것이며 일시적 도로 통제보다 얻는 것이 훨씬 많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

캐나다는 2026년 월드컵 조별리그 두 경기를 BC 플레이스에서 치를 예정이며, FIFA는 이번 대회가 캐나다 전체에 최대 38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