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경찰이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DTES) 지역의 한 저소득층 숙소가 범죄조직의 은신처로 이용된 정황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다.
“빈곤층 숙소에 범죄조직 침투”
마약, 무기, 수천 달러 장물 압수
경찰은 9월 말 캐럴 스트리트(488 Carrall St.)에 위치한 웨스트 호텔(West Hotel)을 급습해 마약, 무기, 그리고 수천 달러 상당의 장물을 압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이 건물은 원래 저소득층을 위한 룸하우스로 운영되고 있었으나, 일부 객실이 범죄 네트워크에 의해 사실상 장악된 것으로 드러났다.
6개월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3명을 체포했으며, 현장에서 마약류와 불법 총기, 도난품 다수를 발견했다. 경찰은 해당 조직이 호텔 일부를 마약과 장물, 무기 보관소로 사용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 달 이 호텔에 대한 급습을 시도했다. 밴쿠버 경찰국의 스티브 에디슨 대변인은 다운타운 이스트 지역 범죄 발생율이 최근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발생돼 다시 주민 안전이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지역 조직범죄 단체들과 연루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 호텔의 1층 주점에서 일하는 돈 글래드스톤은 지난 달 25일, 경찰의 급습이 진행되면서 주점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체포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당시 주점에는 20여명의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일했던 지난 7년간 경찰의 급습은 이번이 처음이었으며, 이 후 호텔 주변은 매우 조용해졌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호텔 내 몇몇 객실들이 범죄 활동 관련 물품 은닉 장소로 사용돼 왔다고 설명했다. 해당 객실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없었으며, 단지 마약 및 무기류 그리고 도난품들이 보관돼 있었다고 경찰은 언급했다.
인근에 위치한 제일 연합교회의 아만다 바로우 담당관은 이번 사태가 발생된 것에 유감을 표하면서 범죄 단체들의 활동이 저소득층 주민들의 생활방식과 공간에까지 미치고 있어 민생 안전이 크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취약한 저소득층 주민들이 범죄 단체들의 활동으로 인한 피해 대상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고 하면서 “경찰의 수사에 이어 이들 주민들을 위한 보다 안전한 주거 공간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의 해당 지역 수색 활동은 지난 8월부터 속개됐다. 밴쿠버시 메인 거리와 해스팅즈 거리 주변 지역은 지난 오랜 세월 동안 민생 안전이 크게 우려되는 우범 지역으로 잘 알려져 왔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마약 사범들은 토론토나 몬트리올 그리고 애보츠포드 등 타 지역 출신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밴쿠버 경찰은 “이 사건은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지역에 조직범죄가 깊숙이 침투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 라며,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 공간이 범죄에 이용되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지속적인 단속을 강화하겠다” 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