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5일 WednesdayContact Us

미국인 5명 중 1명 “캐나다 싫다” : 갤럽 조사

2026-03-25 18:55:11

마크 카니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만난 모습.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51번째 주’ 발언이 양국 간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관세 정책과 ‘51번째 주’ 발언 등이

양국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

미국에 대한 캐나다인들의 애정은 백악관의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오르내리는 경향이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하락했다가 버락 오바마 시절 상승했고, 도널드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동안 급락했다가 조 바이든 정부에서 다시 반등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첫해, 남쪽 이웃 나라에 대한 캐나다인들의 애정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현상은 캐나다인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 역시 역사적인 변화를 맞이했다는 점인데,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이번 달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미국인이 캐나다를 호의적으로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비율은 91%에서 80%로 떨어졌다. 이는 갤럽이 1980년대 이후 관측한 수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앵거스 리드 연구소의 샤치 컬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캐나다인들의 미국에 대한 시각은 확실히 급락했었다”라며, “하지만 오늘날의 상황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이다”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아바커스 데이터의 여론조사에서는 캐나다에 대해 다소 또는 매우 긍정적인 인상을 가진 미국인이 64%로 더 낮게 측정되었다. 반면, 지난달 발표된 앵거스 리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캐나다인은 이제 5명 중 1명에 불과하며, 74%는 미국을 부정적 혹은 매우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응답자의 10명 중 4명 가까이가 미국을 ‘적 또는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는 전례 없는 일이다.

앵거스 리드의 조사 결과, 미국인의 51%는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 비율은 21%에 그쳤다.

당파적 분열도 극명하게 나타났다. 갤럽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 캐나다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95%로 꾸준히 높게 유지되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층의 긍정적 시각은 지난 1년간 85%에서 62%로 급락했으며, 무당파 층에서도 2024년 대비 9%포인트 하락한 80%를 기록했다.

트럼프의 무역 전쟁과 캐나다를 “51번째 주”라고 부르는 등의 수사적 표현이 주요 요인임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러나 정치학자들은 대부분의 유권자가 외교 정책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조지타운 대학교의 지정학 교수인 에릭 보텐은 “실제로 많은 미국인이 캐나다나 캐나다인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이것은 단지 ‘지도자를 따르는’ 현상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수사가 “이러한 시각을 형성하지만, 그것이 캐나다 그 자체에 대해 사람들이 가진 아주 깊은 감정을 반영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캐나다의 정치 사회학자이자 맥길 대학교 캐나다학 연구소 소장인 다니엘 벨랑도 이에 동의하며, 이러한 감정을 지역 스포츠 팀에 대한 소속감에 비유했다.

그는 “극심한 당파적 맥락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팀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라며, 특히 정치 지도자의 정책에서 힌트를 얻을 가능성이 높은 저학력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욱 그러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벨랑은 “사람들은 스스로가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 국기 아래로 결집한다. 이것은 기초적인 사회 심리학이며 내집단 결속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미 워싱턴 D.C. 소재 존스 홉킨스 대학교 고등 국제관계 대학원의 캐나다 연구 센터 소장인 크리스토퍼 샌즈는 캐나다 측 수치가 오랜 미국 친구들로부터 느낀 배신감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캐나다인들에게 이번 사안은 “신뢰와 우정에 관한 것이며, 그것들이야말로 현재 가장 큰 위기에 처한 요소들이다”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