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밴쿠버 지역에서 주택 침입과 강력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일가족을 결박하고 금품을 요구한 피고인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다. 최근 법원은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범죄에 대해 엄중한 기준을 적용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네 가족 묶고 재갈 물려
돈 요구 어머니 폭행 등
밴쿠버시에 거주하는 부부와 두 딸의 네 가족의 삶은 새벽 4시, 마스크를 쓴 4명의 괴한이 돈을 요구하며 1층 창문을 부수고 침입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이는 가족들이 포박당하고 재갈이 물린 채 집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으로 납치당해야 했던 2시간 이상의 ‘살아있는 악몽’의 시작이었다.
공개된 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2023년 3월 11일 어머니가 1층에서 유리창 깨지는 소리를 듣고 막 일어난 직후, 총과 칼로 무장한 남성 4명이 안방으로 들이닥쳤다. 괴한 중 한 명은 어머니를 침대로 밀어붙인 뒤 머리를 향해 TV를 내던졌고, 그녀의 몸 위로 올라타 머리와 머리카락, 목을 움켜쥐고 주먹을 휘둘렀다. 이 어머니는 얼굴과 상체에 타박상을 입고 손톱 여러 개가 빠지는 중상을 입었다.
그사이 다른 침입자는 남편의 얼굴에 총을 들이대고 케이블 끈으로 양손을 뒤로 묶었다. 그는 현금과 창고 열쇠를 요구했는데, 아버지는 이후 증언에서 이들이 자신과 형제가 차를 수리하고 보관하던 리치먼드 임대 창고를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18세와 21세였던 두 딸도 부모님의 방으로 끌려왔으며, 네 가족 모두 케이블 타이로 묶이고 입에는 테이프가 붙여졌다.
2일 BC법원은 이번 사건의 주동자인 시쥬올라 이스라엘 오바투사(23)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는 4명의 용의자 중 마지막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며, 가택 침입 및 납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해 왔다.
8일간 이어진 재판에서 검찰은 DNA, 전화 기록, 식별 증거 등 정황 증거를 토대로 오바투사의 현장 가담을 입증했다. 공범 중 한 명은 미성년자라 신원이 공개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성인 2명을 포함한 공범 3명은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데이비드 크레러 판사는 판결문에서 “DNA, 전화 및 식별 증거를 통해 삼각 측량된 전체 증거와 상식 및 인간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유죄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크레러 판사는 어머니가 남아시아계라고 밝혔는데, 범인들은 그녀를 ‘브라운’ 또는 ‘인디언’ 이라고 칭했고 인종차별적 비하 발언과 조롱을 했다. 괴한 중 한 명은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딸들을 쏘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피해자들 괴한 중 한 명이 집 안에 아이들이 있을 줄 몰랐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으며, 나중에 오바투사로 밝혀진 인물이 전체 상황을 지휘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부엌을 지나 뒤편에 주차된 가족 차량으로 끌려갔는데, 딸들은 신발을 신을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깨진 뒷문 유리 파편 위를 맨발로 걷도록 강요당했다”고 판사는 적시했다.
차량 두 대에 나누어 타고 이동하는 동안, 여성들은 다른 차에 타고 있던 아버지의 “해치지 마세요”라는 간절한 목소리를 전화기 너머로 들어야 했다. 오바투사가 탄 차에서 그는 아버지의 얼굴에 총을 겨누었으며, 여러 차례 총구를 입안과 목구멍까지 밀어 넣고 아내의 손가락을 잘라버리겠다고 협박했다.
한편, 여성들은 리치먼드 외딴 로드 라이스 밀로 끌려가 차 안에 버려졌다. 이들은 차에서 탈출해 약 100m를 걸어 BC 페리함대 유지보수 시설에 도착했고, 그곳 직원과 응급 구조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구타를 당한 아버지는 오전 6시 30분경 써리에 버려졌고, 인근 주택으로 걸어가 도움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