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6일 ThursdayContact Us

“월드컵 축제 열기 일상으로 이어간다”

2026-07-16 11:15:24

다운타운 그랜빌 거리의 활기찬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인터랙티브 게임과 공예 체험, 댄스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참여형 행사가 마련되고 있다.

특수 끝난 그랜빌 거리… 상권 살리기 ‘안간힘’

베이비 레이브·카우보이 축제 등 잇단 행사 개최

월드컵 기간 수천 명의 인파로 활기를 띠었던 밴쿠버 다운타운 그랜빌 거리가 대회 종료 이후 급격히 줄어든 방문객을 다시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잇따라 마련한다.

밴쿠버시와 지역 상인들은 월드컵 기간 조성된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 다음 주 그랜빌 거리에서 어린이를 위한 ‘베이비 레이브(Baby Rave)’, 미술 워크숍, 라이브 컨트리 음악과 함께하는 카우보이 축제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지난 한 달 동안 그랜빌 거리 5개 블록은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보행자 전용 구역으로 운영되며 축구 팬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야외 테라스와 식당, 상점마다 인파가 몰리면서 다운타운 상권도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그러나 월드컵이 막을 내리면서 방문객 수가 눈에 띄게 줄자, 지역 상인들과 시 당국은 축제 분위기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고 지속적인 유동인구를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문화행사는 가족 단위 방문객과 관광객을 다시 도심으로 유도해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다. 특히 보행자 중심 거리 운영과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해 그랜빌 거리를 연중 즐길 수 있는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주점 ‘더블린 콜링’  매니저 케인 마틴은 “최근 들어 거리가 눈에 띄게 조용해졌다. 월드컵이 막바지에 다다르며 거리의 인파가 완전히 사라졌다” 고 전했다. 다만 그는 거리의 활기는 줄었지만, 노상 마약 흡입이나 치안 불안 등으로 몸살을 앓던 월드컵 이전과 비교하면 거리 자체가 “훨씬 깨끗해지고 다채로워 졌다”며 “이제는 사람들이 이곳을 다시 찾고 싶어 하도록 우리가 활력과 명분을 만들어내야 할 때” 라고 덧붙였다.

이에 밴쿠버 시의회는 그랜빌 거리의 보행자 전용 구역 지정을 7주 더 연장하기로 결의하고 경찰 배치, 청소, 교통 통제, 문화 행사 운영 등을 위해 최대 475만 달러의 예산을 승인했다. 이 중 125만 달러는 지역 상인연합회인 ‘다운타운 밴’ 에 지원되어, 19일 월드컵 결승전부터 노동절 연휴까지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을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는 데 사용된다.

다음 주 예정된 무료 특별 행사 일정은 다음과 같다.

  • 7월 20일(월) 오후 2시: 기하학적 원형 디자인을 활용한 만다라 그리기 워크숍 (선착순 40명)
  • 7월 25일(토) ‘개척자의 날(National Day of the Cowboy)’: 라이브 컨트리 음악 공연 및 서부 개척 문화 체험 행사
  • 7월 26일(일) 정오~오후 4시: DJ 음악, 비눗방울 기계, 참여형 게임 등이 어우러진 가족 친화형 ‘베이비 레이브’ 거리 파티

다시 찾을 확실한 ‘콘텐츠’ 채워져야

그러나 단순히 차량을 통제하고 벤치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운타운 밴의 내부 기획 문서에 따르면, 현재 그랜빌 거리 상가의 약 4분의 1이 공실이며 오랜 사회적 갈등이 얽혀 있는 만큼, 사람들이 거리를 찾을 확실한 ‘콘텐츠’가 채워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1979년부터 이 거리에서 만화·수집품 전문점 ‘골든 에이지 콜렉터블’을 운영해 온 패트릭 쇼네시는 “FIFA 월드컵이라는 세계적인 축제만큼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행사는 없다” 며 “상인연합회가 매년 여름마다 다양한 이벤트를 열었지만 거리의 나쁜 평판 때문에 근본적인 변화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그는 거리 활성화보다 노숙인 임시 주거지 문제 해결과 정신건강 치료 지원 등 근본적인 복지 대책에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주 정부가 그랜빌 거리 일대의 노후 호텔들을 매입해 노숙인 지원 주택으로 전환한 이후, 인근 상인들은 잦은 화재 경보, 누수, 노상 마약 노출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어왔다. 주 정부는 지난 3월 이 시설들을 폐쇄하고 주민들을 이주시키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단 한 곳만 이주가 완료된 상태다.

상인들은 이번 여름 연장되는 보행자 구역 사업이 단순한 축제에 그치지 않고, 그랜빌 거리가 안전하고 쾌적한 쇼핑 명소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