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19일 WednesdayContact Us

캐나다 마트 점령하는 “저렴이” 호주산 소고기

2026-08-19 14:10:00

풀 먹여 키운 호주산 vs., 마블링 강조한 캐나다산

대형 마트 매대에 캐나다산보다 훨씬 저렴한 호주산 소고기가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현지 축산 농가들은 시장 점유율 하락을 우려하는 반면, 고물가에 시달리는 소비자는 가성비 좋은 선택지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타일러 풀턴 캐나다축산협회(CCA) 회장은  “호주산 소고기는 이전부터 유통되어 왔지만, 최근 등심·안심 등 스테이크용 부위를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눈에 훨씬 자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두 국가산 소고기의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풀턴 회장은 가장 큰 원인으로 ‘사육 방식의 차이’를 꼽았다. “호주산 소고기는 주로 방목해 풀을 먹이다 출하 직전에만 잠깐 곡물을 먹이는 사육 방식을 취합니다. 이 때문에 지방이 적고 담백하며, 마블링이 촘촘한 캐나다산 소고기보다 한국·캐나다 소비자의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여기에 유통업체들이 고객을 끌어 모으기 위해 호주산 부위를 ‘미끼 상품’으로 활용하는 점도 가격 차이를 키웠습니다.”

통상조약 영향도 크다. 캐나다는 2018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발효된 이후 호주산 소고기 수입 문호를 대폭 넓혔다. 풀턴 회장은 “CPTPP 덕분에 캐나다 역시 일본, 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서 우대 혜택을 누리고 있다”며 “수입 소고기는 단기적인 국내 공급 부족을 메워주는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캐나다 농가 입장에서도 호주산 소고기의 품질 기준은 신뢰하지만, 맛과 마블링 면에서 캐나다산과 체급이 다른 만큼 시장을 완전히 빼앗길 것이라는 큰 우려는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스테이크 먹은 지 2전”… 한숨 쉬는 소비자들

그러나 현지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부담은 상당하다. 리자이나  주민 카렌 노박 씨는 “소고기 값이 너무 올라 식단을 완전히 바꿨다”고 털어놓았다.

“다진 고기 말고 스테이크 형태의 소고기를 먹어본 게 2024년 크리스마스 때 ‘비프 웰링턴’을 만들었을 때가 마지막이에요. 소고기는 이제 확실히 사치품입니다. 주변 친구가 소고기 파티에 초대해 준다면 저는 샐러드라도 싸 들고 갈 용의가 있어요.”

또 다른 주민 고든 피슬러 씨는 “장거리 운송되어 온 수입산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선택은 아니지만, 삶이 팍팍 해지면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따지게 된다”고 전했다. 래리 에반스 씨 역시 “품질 차이가 난다 해도 가격이 계속 오른다면 다음엔 호주산을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형 유통체인 로블로 측은 성명을 통해 “최근 수년간 북미 지역의 소 사육 두수가 줄어든 반면 호주산 생산량은 늘어 가격 격차가 발생했다” 며 “캐나다 축산 농가를 지원하는 동시에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나다 축산 업계는 국내 생산 기반이 다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풀턴 회장은 “지난 20여 년간 소고기 산업의 수익성이 낮거나 적자 상태였지만, 지난해 캐나다 내 암소 사육 두수가 2.5% 증가했다” 며 “국내 소비자가 우리의 가장 중요한 기반인 만큼, 앞으로도 공급량을 점차 늘려갈 수 있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