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8월 21일 FridayContact Us

밴쿠버아일랜드 원주민 조약 ‘논란’…주립공원·대학 부지도 이전 대상

2026-08-21 08:01:16

빅토리아 로열 로즈 대학교(Royal Roads University)의 명소인 해틀리 캐슬(Hatley Castle). 이 일대 부지는 BC주 정부가 추진 중인 조약 협상에 따라 원주민 소유권으로 이전되는 방안이 제안돼 있다.

주정부-5개 원주민 부족 현대적 조약 협상

대규모 공공자산 소유권 이전 놓고 우려 확산

 

BC주정부가 밴쿠버 아일랜드 일대 5개 원주민 부족과 추진 중인 현대적 조약(modern treaty)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협상안에 대학 부지와 주립공원, 주 의사당 인근 주차장 등 일부 공공자산의 소유권을 원주민 측에 이전하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번 조약 협상에는 송히스(Songhees), 스시아뉴(Sc’ianew), 말라핫(Malahat), 수크(T’Sou-ke), 스나나와스(Snaw-Naw-As) 등 5개 원주민 부족이 참여하고 있다.

30년 넘게 협상이 진행된 이번 조약안에는 주정부 및 연방정부 소유의 총 20㎢(축구장 약 2,800개 규모, 30개 필지)에 달하는 토지 영유권을 원주민 측에 넘기는 내용이 담겼다. 대상지에는 수크 마운틴 주립공원, 디스커버리 아일랜드 해양주립공원, 그리고 로열 로즈 대학교와 햇리 캐슬이 위치한 햇리 공원 등 지역 핵심 거점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심지어 빅토리아 주 의회 및 주변 인근의 주차장 부지 2곳도 이전 대상에 올랐다.

조약이 최종 발효되기까지는 아직 몇 가지 절차가 남아 있다. 올가을 BC주 재정위원회의 심의를 시작으로 5개 부족의 주민투표 및 비인 절차(약 18개월 소요)를 거쳐야 하며, 이후 주 의회 최종 승인과 연방정부의 서명을 받아야 한다. 실제 법적 효력이 발생하기까지는 앞으로 3~5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조약안에 따르면 연방정부 소유인 햇리 공원 부지 전체는 송히스 부족에게 이전된다. 소유권을 넘겨받은 송히스 부족은 로열 로즈 대학교 측에 캠퍼스와 성 건물 부지를 매입할 수 있도록 우선권을 줄 방침이다. 만약 대학 측이 부지를 매입할 재정이 부족할 경우, 기존 연방정부와의 계약이었던 ‘연간 1달러’ 임대 조건을 유지해 줄 계획이다. 다만 송히스 측은 부지 매각 대금으로 수백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주민 자치 전문가이자 BC 보수당 경선 후보였던 캐롤라인 엘리엇은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엘리엇은 “연방정부가 4천만 캐나다 국민 전체의 자산인 공공기관 부지를 600여 명 규모의 특정 부족에게 넘겨주고, 대학이 국민 혈세 수백만 달러를 들여 이를 다시 사드리게 만드는 구조는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주립공원 이전 역시 일반 시민들의 공공 접근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주 당국은 공원이 일반에 계속 개방될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원주민 측이 자연보호나 전통 의식 행사를 이유로 연중 일정 기간 공원 출입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실제로 펨버튼 인근 조프리 레이크 주립공원의 경우, 원주민 부족과의 협의에 따라 지난해 여름 성수기를 포함해 두 달 이상 일반인 출입이 전면 통제된 바 있다.

반면 원주민 측 변호인은 “주정부가 임의로 광산 개발권이나 목재 채벌권을 내줄 수 있는 현재 상태보다, 조약을 통해 영구히 공원으로 보존하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편이 공공에 훨씬 이롭다”고 반박했다. 또한 시내 주차장 부지 개발에 대해서도 지자체와 도로, 하수, 경관 등 지방 조례에 준하는 협정을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우려를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