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마을 이야기(1)

누렁이가 사납게 암상을 부릴 때 콧등에 깊은 주름을 잡은 것 같이 매봉산을 정점으로 해서 힘차게 내려 뻗은 산 등성이를 따라 느려지기를 기다리면 꼬리를 갈무리하는 분지에 두둥 마을이 있다. 골마다 맑은 물이 흐르고 추운 겨울에도 손이 시리지 않다는 더우실과 어울려 안개가 생기고 그 안개가 구름이 되어 산을 타고 올라가면 마을이 구름가운데 두둥실 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두둥 마을이라 했다. 예전엔 화전민들이 밭을 일구고 살았다는데 그때는 여기저기 흩어져 제법 큰 마을을...

가난도 죄가 되는 세상

어제 부서매니저와 인사부 담당자 노조대의원과 미팅을 했다. 지난번 미팅에서는 CCTV를 보고 사건이 내가 얘기한 상황처럼 심각한게 아니라면서 오히려 내가 너무 사실하고 다른 과대 포장하듯 이야기한 것 같다고 하면서 다른 백인 직원이 수퍼바이저인 내가 그의 업무를 다 도와주고 하나하나 가르쳐 주려고 해도 듣지 않는다고 했더니 오히려 내가 마이크로 매니징을 했다고 덮어 씌웠다. 회사 주방 내에는 중국인 그룹과 필리핀 그룹이 주인인데 매니저는 백인을 선호해서 동양인은 매니저가 오기...

사랑하는 친구에게

글쓴이 | 김경난 그간 많은 고생했다. 두 딸을 낯선 땅에서 공부시키며 결혼까지 시켰으니 말이다. 이제 너도 칠십이 훌쩍 넘어 느끼는 바가 많을 게다. 사실 너나 나나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 해보고 싶은 공부를 끝까지 못해 항상 배우고자 하는 열망이 아직도 가슴속에 식지 않았지. 넌 결혼생활 중간에 이혼이란 상처를 안고 어린 두 딸과 머나먼 미국땅에서 정착하느라 얼마나 힘들었겠니. 어린 딸들 역시 새벽부터 밤까지 일만 하는 엄마와 함께하지 못하고 ‘공부해야 성공한다’ 라고...

핏줄이 뭐길래

글쓴이 | 김현옥 아침 단잠에서 막 깨어 일어나려고 하는데 전화벨 소리가 들렸다. 며느리가 다급한 음성으로 손주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한 손녀가 아프니 우리 집으로 데리고 오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쌍둥이 중 언니로 9살인 손녀가 학교로 가는 차 안에서 두 번이나 토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어서 데리고 오라고 말하였지만 내심 만약에 Stomach Flu이면 우리도 감염될 수도 있다는 불안한 마음도 들었다. 손주들이 자라는 동안에 감기, 독감, 폐렴에 걸려서 유치원이나...

나의 아버지

우리가 어렸을 때 이사를 자주 하였는데 그 때마다 새로 이사간 동네에서 “삼팔 따라지 ”라는 말을 많이 듣곤 하였다. 우리 가족은 1948년 육이오 두 해 전에 이북에 김일성 공산독재정권이 들어서고 바로 시작된 부르주아 숙청작업을 피해 월남 하였다. 부모님은 당시 우리 삼형제 (월남 후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더 보태 5남매가 되었다) 만 데리고 일가 친척에게 알릴 겨를도 없이 친하게 지내던 옆집에 대고도 그저 황해도 해주로 이사 간다고 해 두셨단다. 그렇게 넘어온 남한 땅에서...

생으로 먹으면 독이 되는 음식

일본의 어떤 사람들은 닭고기도 생으로 먹는다고 하고 대부분의 동물이 날 것으로 고기를 먹는데 무엇이 문제가 되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불어 야채를 먹는 대부분의 초식동물들도 익혀서 먹지않고 생으로 먹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는 것이 있다. 대부분의 동물들은 살아있는 동물을 바로 죽여서 날것으로 먹고 초식동물들도 살아 숨쉬는 식물을 날것으로 뜯어 먹는다는 사실이다. 물론 단백질이 부족하던 시절에 콩깍지 위에 앉아서 닭이 계란을 낳자 마자 톡톡 깨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