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이 되는 자리

더 잃을 것이 없는 자리다 더 외로울 것도 없는 자리다 더 슬퍼 할 수도 없는 자리다 고독이 물결처럼 출렁이지도 않고 고독이 그대로 얼어붙어 있는 자리다 외로워도 이젠 괜찮아 하는 믿음의자리다 아무도 오지 않아도 아무렇지 않는 자리다 아무것도 없는 자리 여도 가득한 마음의 자리다 더 이상 방황하지 않아도 되는 안전한 자리다 어차피 망할 것도 없어 놀 수 있는 자리다 없어질 것도 없어서 욕심이 없는 자리다 어차피 혼자 여야 해서 즐거운 자리다 하루 종일 행복한 나의 벅찬 자리다...

저녁 바람

윤문영 존재 중심, 글쓰기 코치   까만 저녁이 외로워 콧 노래를 불렀더니 외로움도 사치다 라고 바람이 흐드러지게 분다 잔뜩 움츠린 어깨 위 저녁 바람이 내 외로움에게 휘파람을 건네는 저녁 이대로 멈추었으면 오늘의 외로움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바람이 건듯 분다 지나가는 사람과 개 두마리 산책 나오다 나와 눈이 마주 치자 그들은 지나가고 지나간 자리 내 두어 걸음으로 채워지면 야위어 불던 저녁 바람, 가득한 붉은...

오유순 회고록 ‘길을 걸으며 행복했습니다’를 읽고

글 신영봉(토론토 문협회원, 국제 PEN CLUB 회원) 오유순 회고록 표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건국이념이 우분투(UBUNTU) 정신이다. 우분투라는 말은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로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옛날 한 인류학자가 아프리카의 어느 부족을 찾아갔을 때 그는 아이들을 불러 모아 재미있는 게임을 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일 바구니를 나무에 걸어놓고 먼저 온 사람이 갖게 되는 게임이었다. 시작이라는 말이 떨어지자 아이들이 앞다투어 뛰어올 줄 알았는데...
개척자의 길, 김지한 사장 (2)

개척자의 길, 김지한 사장 (2)

‘내 집 마련’의 중요성은 한국이나 캐나다나 다르지 않다. 지금은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민 올 때 미리 집을 구입하고 오는 사람도 더러 있다지만, 한국인들의 이민 초기에는 언감생심이었다. 한국에서 가지고 올 수 있는 돈도 몇 백 불에 불과했고, 또 캐나다에 집을 장만할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이민오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자연히 이민자들에게는 세금처럼 매달 지급해야 하는 월세가 큰 경제적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필자의 경우도 그랬다. 20여년전 밴쿠버로 올 때는 어디에 집을 사야...
눈

외롭다는 것은 참 다행 한 말이다 외로울 사이도 없이 생을 다 산 사람에게는. 그래서 난 외롭다고 하지 않기로 했다 외로워도 그립다 했고 외로워도 사랑한다고 했다 흰 눈 사이에 반짝이는 것 햇살이 눈 속에 방영된다 눈 속에 있는 알맹이 눈에 가려 보이지 않는 나의 허물 보이지 않는 것들의 개미 행진 눈 속에서 가만히 숨죽여 아름다움이라 하는 것들. 뜨거운 외로움 녹는 눈의 속도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햇살, 외로움을 잡아먹는다 지나가는 꼬마 아이, 한 줌의 눈을 잡는데 물이다....
새로운 종소리 울려 퍼지다

새로운 종소리 울려 퍼지다

송년회 그리고 새 날, 누구와도 밥 먹고 또는 차 마시고 한 해를 보내고 새 날을 맞이 하고 싶다. 새해를 맞이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기대와 건강과 행복을 기원 하는 특권을 누리고 싶은 것은 욕심이 아니길 바라면서. 다시 또 나에게 내일이 있을 까? 해에게 물어보며, 새 날을 맞이 하기 위해서 헌 것을 보내는 수고를 한다. 송구 영신 희망이 있다 내일이 있다 내년이 있다 어제와 똑 같은 날이지만 또 다른 색깔이 선명한 선물. 선물이 오고 있다. 착한 물건. 삼백 육십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