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7월 10일 FridayContact Us

버나비 구조견들, 베네수엘라 강진 현장서 생명 구했다

2026-07-10 08:16:41

버나비 도시탐색구조대(USAR) 소속 구조견 두 마리가 베네수엘라 강진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국제 재난 구조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BC 구조견 ‘펠레’·’루벤’, 잔해 속 3살 아이 구조

국제 재난 현장서 맹활약

BC주 버나비 도시탐색구조대(USAR) 소속 구조견 ‘펠레(Pele)’와 ‘루벤(Ruben)’이 베네수엘라 강진 피해 현장에서 극적인 생명 구조를 이끌어내며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살 네덜란드 셰퍼드인 펠레와 6살 벨기에 말리노이즈인 루벤은 지난주 버나비 구조대원 7명과 함께 베네수엘라로 긴급 파견됐다.

두 구조견은 지진 발생 6일째 되는 날,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갇혀 있던 세 살배기 남자아이의 위치를 찾아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구조대는 구조견들의 신호를 토대로 수색을 이어갔고, 결국 아이를 무사히 구조하는 데 성공했다.

현지 구조 관계자들은 “숙련된 구조견들의 뛰어난 후각과 탐지 능력이 아니었다면 생존자를 발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펠레와 루벤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버나비 도시탐색구조대는 국제 재난 발생 시 캐나다를 대표해 해외 구조 활동에 참여하는 전문 조직으로, 구조견과 핸들러들은 수년간의 전문 훈련을 거쳐 각종 재난 현장에 투입된다.

 현지에 파견된 라이언 베리 대원은 “우리 구조견 팀이 이번 작전의 확실한 주인공”이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파견의 임무는 다국적 구조대 및 구조견들과 합류해 잔해 속에 갇힌 생존자를 찾고, 사망자의 시신을 수습해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것이었다.

지난 6월 24일, 베네수엘라에서는 1분 간격으로 규모 7.2와 7.5의 강력한 연쇄 지진이 발생해 수많은 건물이 무너지고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보도에 따르면 8일 기준 사망자 수는 3,500명을 넘어섰다.

버나비 구조대는 카라카스 북부의 라구아이라 지역으로 이동해 30곳이 넘는 현장을 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펠레와 루벤은 생존자 3명을 포함해 총 35명의 위치를 찾아내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한 수색 현장에서는 생존자와 사망자를 구별하도록 훈련받은 구조견들이 특유의 짖는 소리로 핸들러(지도사)에게 생존자가 있음을 알렸다. 당시 현장에 있던 베네수엘라 소방대원들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아 수색을 포기하려던 참이었다. 바로 그때 버나비 구조대가 펠레와 루벤을 투입했다.

베리 대원은 “구조견들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생존자가 있다는 신호로 짖기 시작했다”며 “이후 대원들이 장비를 동원해 정확한 위치를 포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버나비 구조대는 베네수엘라 팀과 몇 시간 동안 합동 작업을 벌인 뒤 미국 측 대형 구조대에 현장을 인계했다. 이후 이들은 잔해 속에서 기력을 잃었지만 살아있는 세 살 소년이 구조됐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베리 대원은 “구조견 핸들러들이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다”며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현장이었다. 가는 곳마다 먼지를 뒤집어쓴 주민들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며 가족을 찾고 있었다. 이번 구조 성공은 우리가 올바른 길을 가고 있으며 도움을 주고 있다는 확신을 주었고, 계속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구조된 소년의 이름은 클라이버 모란(3)으로, 7일 새벽에 구조됐다. 수색 6일째에 발견된 유일한 생존자로 알려졌다. 베리 대원은 “우리 팀은 7명뿐인 소규모라 직접 잔해를 모두 들어내 구조할 여력은 없었지만, 구조견들이 생존자를 찾아낸 덕분에 현장이 방치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원들은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에어컨이 켜진 차량에서 구조견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하며 작전을 진행했다.

한편, 버나비 도시탐색구조대는 소방관, 경찰관, 구급대원 등 현직 응급구조요원 33명으로 구성된 순수 자원봉사 단체다. 팀에 기부를 원하는 이는 공식 홈페이지(burnabyusar.ca)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밴쿠버 중형 도시탐색구조대(Canada Task Force 1)의 구조견 책임자인 밥 산데르 경사는 “우리 역시 지진 등 재난 상황에 투입될 수 있는 전문 구조견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Can-TF1은 연방 정부가 국내 중형 구조대의 해외 파견 시스템과 인증 절차를 정비 중이어서 아직 해외로 파견된 적은 없다. 하지만 이들의 구조견들은 지난 2022년 밴쿠버 주차장 붕괴 사고 등 국내 여러 재난 현장에서 활약한 바 있다. 이 팀의 구조견 5마리는 강아지 때부터 핸들러의 지도 아래 ‘단일 목적 구조견’으로 훈련받는다. 즉, 한 마리가 생존자 수색에 집중하면 다른 한 마리는 시신 수습을 전담하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