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지난 겨울의 이야기들

설평선은 말이 없다 대답이 없다 글 조슈아 리 (써리 교민, 밴쿠버 필그림교회) 드넓은 설평원에 남겨진 우리 가족 얼마나 멀고 먼지 가고픈 남쪽 나라 가슴이 터지도록 불러 보아도 설평선은 말이 없다  대답이 없다. 주일이 나에게는 가장 바쁜 날이다. 늦어도 아침 7시까지는 일어나야 하기에 겨울에는 언제나 일어날 때 한참 캄캄하다. 내가 먼저 일나서  준비 얼른 해놓고  레디고우가 되면  자는  식구들 깨워서 대충 Safari 벤에 싣고서 `부르릉`  캘거리로 향한다. 가다가 ...

차마 잊겠습니까?

가평 언덕에 고인 고귀한 영혼 시리도록 푸른 그대 누운 땅 위로 눈 섞인 비 울음 쏟아져 내립니다. 낯선 동방의 작은 나라에서 자유수호를 위해 떨군 선홍빛 붉은 당신의 혈흔 차마 잊겠습니까? 포성과 탄알 빗발치는 전쟁터에서 마지막 순간 떠올렸을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와 까르르 어르던 웃음 한 점 아이. 뉘라서 그 고통 감내할 수 있겠습니까? 뉘라서 그 슬픔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천길 만길 가슴이 울부짖던 그 함성 육십 년이 지난 오늘도 서릿발처럼 서려 여기...

오늘의 한힘 단상 _ 새해를 맞이하며

뇌는 자신이 기억하고 싶은 것만 골라서 저장하고 기억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이 기억되지 않는 이유이다. 뇌는 어떤 것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또 어떤 것은 전연 기억하지 못한다. 선별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모든 것들을 저장한다면 뇌가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을 훨씬 초과하게 될 것이다. 결국 뇌가 저장해놓은 컨텐츠가 나의 삶이 되는 셈이다.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같이 살아왔더라도 각자의 삶이 달라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뇌가 선별하는 조건은 무엇일까....

2018 해오름 가족 달

문득 작년 이 맘 때 한글학교 연합회의 합동 발표회가 떠오른다. 해오름 가족이 올린 웃다리풍물은 극장 안을 가득 채운 한국의 심장 소리였다.교사와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한국의 풍물을 연주하던 그 순간은 사랑의 무게를 함께 나눈 소중한 시간이었다. 상쇠의 쇠장단을 따라 칠채 장단에 이어 육채 장단으로 넘어가는 동안 연주에 몰입한 교사와 부모와 아이들의 가슴 찡한 무언의 대화가 빠르고 경쾌하게 가락을 탔다. 시끄럽기만 했던 사물놀이의 시작이 그 날만큼은 하나가 되어 무대를 꽉...

나비야 청산가자, 범나비야 너도 가자

해오름한국문화학교의 올 추석맞이는 해변에서 일일 탈춤 캠프를 계획했다. 훤히 트인 해변에서 한국의 추석을 공원을 찾은 이들과 함께 송편도 나누고 해오름 가족과 더불어 탈춤 마당을 펼치고 싶었다. 하지만 이 주 내내 비로 인해 계획은 무산되고, 아쉽지만 놀스 밴쿠버의 커뮤니티센터 공간을 빌려서 탈춤 마당을 펼췄다. 해오름 가족은 그간 사물놀이, 소고춤, 민요 등을 통해 장단을 경험했으므로 탈춤은 한가위를 맞는 즐거운 명절 풍경으로 자리 잡기에 충분했다. 한창현 예술원 팀이...

‘ 제 17회 2018 한인문화의 날’ 

해오름 학교 교장 박은숙   푸르름이 눈부시던 8월의 햇살 아래 버나비 스완가드 스타디움에서는‘한인문화의 날’ 축제가 열렸다. 밴쿠버 최대 규모의 한인 축제로 한국의 문화를 한 마당에서 즐길 수 있는 멋진 축제이다. 스타디움에 마련된 해오름 부스 앞의 해오름 한국문화학교 교사진은 부스 안에 배너를 걸고 테이블을 셋팅하는 등 이른 아침부터 구슬땀을 흘리며 축제의 아침을 여느라 부산하다. 부스 테이블 위에는 재활용 천을 이용해서 교사진이 함께 만든 천 개의 컵받침이 먼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