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컬럼비아 병원 퇴원 후 DTES 쉼터로 이동
가족 “아무런 연락도 못 받아”…병원 측에 경위 해명 요구
뉴 웨스트민스터에 거주하는 78세 엘리자베스 데이비스의 가족들이 데이비스가 로열 컬럼비아 병원에서 퇴원한 뒤 가족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밴쿠버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의 노숙자 쉼터로 보내졌다며 병원 측에 경위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가족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약 2주 전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가족들은 퇴원 사실이나 이후 어디로 이동하는지에 대한 연락을 받지 못했다. 가족들이 특히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78세의 고령 환자가 퇴원 후 노숙자 쉼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가족과 충분한 협의나 연락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데이비스는 8월 18일 퇴원 직후의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메인 스트리트와 헤이스팅스 스트리트 인근 쉼터에 내렸던 기억을 가족에게 문자로 전달했다. 그녀는 당일 밤 호흡 곤란을 일으켜 구급차로 세인트 폴 병원에 이송되었으며, 현재 메이플 릿지의 릿지 메도스 병원에서 장기 요양 시설 입소를 기다리고 있다.
손자 네이선 데이비스는 “할머니가 쉼터로 보내졌다는 소식에 분통이 터졌다. 퇴원 장소나 일정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고 분통을 터뜨렸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을 앓고 있으며 휠체어를 사용하는 데이비스는 병원 치료를 받던 중 기존 거주지에서 퇴거 당했다. 가족들은 당장 그녀를 모실 여력이 없어 전담 간병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다운타운 이스트사이드 여성 센터의 앨리스 켄달 집행이사 역시 취약계층 고령 환자들이 병원에서 쉼터로 방치되듯 퇴원 조치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지적하며 “병원 측에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고 있지만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 환자들을 방치하는 행태는 분노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프레이저 헬스 “개별 치료 과정 공개할 수 없어”
이에 대해 프레이저 헬스는 성명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데이비스의 구체적인 ‘치료 과정’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보건당국은 데이비스의 가족과 연락을 취해왔다고 설명했다.
프레이저 헬스는 일반적인 환자 퇴원 절차와 관련해, 환자가 더 이상 병원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퇴원이 가능한 상태가 되면 자택으로 안전하게 돌아가거나 가족 또는 친구의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에게 돌아갈 집이 없거나 평소 도움을 주던 가족· 지인 등이 환자를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 환자가 정부 지원 장기요양시설이나 생활지원시설에 입소할 자격까지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의료진은 이용 가능한 공공 및 민간 주거 선택지에 대한 정보와 지원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선택지에는 노숙자 쉼터, 임시·전환주택, 기타 형태의 주거시설도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 프레이저 헬스의 설명이다.
다만 프레이저 헬스는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데이비스가 어떤 기준에 따라 퇴원 결정이 내려졌는지, 왜 DTES의 쉼터가 선택됐는지 등 이번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손자 네이선은 할머니의 억울한 사연이 알려져 다시는 이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며 빠른 장기 요양 시설 입소를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