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8일 TuesdayContact Us

수십 년 만에 최고치 치솟는 채권 금리…미칠 영향은?

2026-09-08 08:07:42

최근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모기지, 자동차론 금리 인상 불가피

GIC 투자 수익률은 상승 기대

 전 세계 채권 금리가 수십 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그동안 다소 지루하게 여겨지던 금융시장의 한 영역이 이제 월가의 가장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소비자 입장에서 이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나 자동차 대출 같은 일부 금융 상품의 대출 비용이 올라감을 의미한다. 반면 정기예금 GIC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상품에서는 더 높은 투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기본 개념부터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채권을 매수한다는 것은 발행기관에 정해진 기간 동안 돈을 빌려주는 것과 같다. 채권 발행 주체는 연방정부, 주정부, 지자체 또는 민간 기업이다. 투자자는 만기일까지 정기적으로 이자를 받으며, 만기 시 채권의 액면가를 돌려받는다.

그렇다면 ‘채권 수익률(금리)’이란 무엇인가? 이는 투자자가 채권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연간 수익을 백분율(%)로 나타낸 것이다. 채권은 발행된 후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며, 이 과정에서 가격이 변동한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채권 수익률은 올라간다. 더 저렴한 가격에 채권을 매수하더라도 받는 이자 금액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최근까지 글로벌 채권 시장은 매우 침체되어 있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10년 이상 제로 금리에 가까운 기준금리를 유지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끈질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리면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의 지급 이자가 높아지기 때문에, 기존에 발행된 낮은 이율의 채권은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치솟는 인플레이션, 중앙은행을 압박하다

현재 채권 시장은 전 세계적인 가파른 매도세를 겪고 있다. 미국부터 독일, 일본, 캐나다에 이르기까지 채권 금리는 수 년, 혹은 수십 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1일 기준금리 결정 발표 직후 “현재 시장에서 일어나는 유의미한 변동은 대개 단일 원인이 아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재발에 대한 우려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정부 부채 부담은 캐나다중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것이라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맥클렘 총재는 “중앙은행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다”라며 “이로 인해 시장이 향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캐나다 통계청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7월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 원인은 휘발유 가격이었다. 캐나다중앙은행은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으로 이 지역의 해상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1일 밝혔다. 미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60% 급등했다.

동시에 캐나다중앙은행은 가중되는 캐나다-미국 간 무역 갈등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늘려 향후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맥클렘 총재는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열풍 역시 기업들의 신규 회사채 발행 수요를 자극해 기존 채권 가격을 하락 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맥클렘 총재는 “이 모든 요인들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하며 글로벌 채권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그널로 내보내자, 1일 캐나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캐나다 시중은행들은 정부를 대상으로 무 위험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국채 금리는 다른 모든 대출 금리의 최저 기준선(바닥)이 된다. 고정 금리 모기지, 자동차 대출 및 기타 신용 대출은 5년 및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연동되어 있어, 국채 금리가 올라갈수록 은행들이 설정하는 대출 금리도 함께 높아진다.

반대로 저축 상품 투자를 고려 중인 이들에게는 채권 금리 상승이 호재가 된다. 시중은행들이 고객 유치 경쟁을 벌이면서 GIC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어, 만기 보증 수익률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지금이 모기지 금리를 고정할 적기”

트루 노스 모기지 CEO  단 아인스혼은 최근 대출 이용자들이 빠르게 금리 고정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아인스혼 CEO는 1일 블로그 글을 통해 “채권 금리가 떨어지지 않는 한 고정 모기지 금리가 크게 하락하기는 어렵다. 경기 침체 징후가 본격화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지 않는 이상 채권 금리가 지속적인 하락세로 돌아서기는 힘들 것이다” 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주택 구입이나 모기지 갱신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이 모기지 금리를 고정하기 좋은 시기이다” 라며 “지정학적 리스크나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명확해질 때까지 당분간 고정금리의 움직임은 롤러코스터를 타듯 변동성이 심할 것이다” 라고 조언했다.

구글 트렌드 데이터에 따르면 캐나다인들 역시 최근 계속되는 채권 시장의 동요에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은 지난 한 달간 채권 시장에 대한 검색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00% 폭증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채권 시장, ‘기능 마비’ 우려는 없다

맥클렘 총재는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여파가 캐나다 채권 시장으로 일부 전이되긴 했으나, 캐나다의 국채 수익률 곡선은 미국 국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와에서 열린 1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캐롤린 로저스 수석 부총재 역시 캐나다 채권 시장이 글로벌 트렌드의 영향권에 있긴 하지만, 위험 수위에 도달한 것은 아니라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로저스 부총재는 “투자자들이 위험 프리미엄을 재 산정하는 과정에서 가격과 금리가 움직일 때, 단순한 ‘변동성’과 시장의 ‘기능 마비 또는 불안정성’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과도한 대출(레버리지)을 일으켜 투자하는 헤지 펀드나 비은행 자산운용사 등을 언급하며 “우리가 이전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언급했던 취약성은 차입금으로 투자 전략을 펼치는 주체들이 포지션을 급격히 청산하면서 시장 유동성이 말라붙을 때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우리가 경계하는 리스크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러한 현상이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