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회 “호환 안 되는 EMR 40개 이상”
중복 검사· 진료에 환자 대기시간까지 늘어
BC주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서로 연결되지 않는 디지털 의료기록 시스템 때문에 환자 진료가 지연되고 불필요한 검사와 의료비 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BC 가정의학회는 16일 주정부에 의료기관 간 환자 정보를 원활하게 공유할 수 있는 통합 의료정보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학회에 따르면 BC주에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 전자 의료기록(EMR) 시스템이 40개 이상 사용되고 있어, 환자가 병원이나 의료기관을 옮길 경우 기존 진료기록과 검사 결과를 의료진이 즉시 확인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사들은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미 시행한 검사를 확인하지 못해 같은 검사를 다시 처방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진료 결정을 미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환자 입장에서는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진료의 연속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의료시스템 전체로는 중복 검사와 중복 진료에 따른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응급진료나 여러 전문의를 동시에 만나야 하는 만성질환 환자들에게는 의료정보의 단절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라비 칼론 BC 보건부 장관은 이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다른 주들이 보건 기록을 어떻게 통합했는지 살펴보겠다고 약속하며 응답했다. 알버타주는 이미 연동된 디지털 보건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온타리오주는 이를 도입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칼론 장관은 이어 알버타와 온타리오의 ‘우수 사례’를 적극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빅토리아의 가정의이자 학회장인 제니퍼 러시 전문의는 칼론 장관의 약속에 고무되었다면서도, 시스템의 빈틈이 악화된 보건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끝까지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녀는 “우리의 비효율적이고 파편화된 시스템 때문에, 우리가 언론 헤드라인에서 자주 보는 정밀 영상 검사 대기 시간이 더욱 길어지고 있다”라며 “만약 내가 환자를 위해 정밀 검사를 요청하여 결과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 환자가 다른 전문의를 찾아가거나 병원에 입원했을 때 의료진이 내 검사 결과를 볼 수 없다면 동일한 검사를 다시 진행하게 된다. 이는 정밀 영상 검사 대기 시간을 늘리고 보건 의료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녀는 환자의 생명이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또 다른 예로 알러지 이력을 들었다. 환자가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데 다른 클리닉에서 해당 환자에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이다. “의식이 없는 환자는 자신의 알러지 직접 말할 수 없으며, 시스템이 해당 정보를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는 주민의 건강을 진정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회는 보건 의료 시스템의 허점으로 인해 진료 지연이 발생한 환자들의 실제 경험담을 공유할 수 있도록 ‘Connect Every Visit’이라는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주민들은 이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의 지역구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학회에 따르면 환자가 의사를 만날 때마다 그 진료 기록은 전자 의료 기록/보건 기록으로 알려진 디지털 보건 시스템에 저장된다. 이 소프트웨어는 환자의 과거력, 검사 결과, 처방 약물 및 전문의 의뢰서 등을 기록·관리한다.
러시 회장은 BC주의 디지털 보건 시스템을 개혁하면 가정의들에게 필요한 도구와 접근성을 제공하여 환자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첫 번째 단계로 연결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팩스와 같은 오래된 기술을 교체하겠다는 주 정부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 회장은 “그 시점부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해 나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그러한 작업을 하겠다는 약속조차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것이 현재 우리가 요구하는 바”라고 말했다.
올해 봄 학회가 가정의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정의의 78%가 단 한 명의 환자 진료를 관리하기 위해 루틴하게 2개에서 5개 사이의 서로 다른 디지털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9%는 매주 동일한 정보를 여러 시스템에 수작업으로 재입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의사들은 이러한 수작업 재입력 잡무로 하루 평균 30분 이상을 허비하고 있으며, 이는 환자 1명을 진료하는 평균 시간보다 길다고 학회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