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9월 18일 FridayContact Us

“내 이름은 머튼”…160여 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울리 도그

2026-09-18 08:18:34

UBC 인류학박물관의 태평양 북서부 및 현대 원주민 미술 큐레이터 조던 윌슨이 새 전시 공간에서 ‘머튼’이라는 이름의 울리 도그(Woolly Dog·털이 긴 토착견)의 모피를 공개하고 있다.

현존하는 유일한 울리 도그 가죽…스미소니언서 대여

UBC 인류학박물관서 2027년 8월까지 전시

불과 18개월의 어린 나이로 1859년 세상을 떠난 울리 도그(Woolly Dog) ‘머튼’이 160여 년 만에 코스트 세일리시 영토로 돌아왔다.

머튼의 가죽은 현재 UBC 인류학박물관(MOA)에 전시돼 연구 대상이 되는 동시에, 코스트 세일리시 장인과 지역 주민들의 특별한 환영을 받고 있다.

울리 도그는 코스트 세일리시와 마카 원주민들이 오랫동안 길러온 독특한 개 품종으로, 풍성한 털은 담요와 직물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특히 양모가 널리 보급되기 전 울리 도그의 털은 원주민 직조 문화에서 중요한 재료 가운데 하나였다.

머튼은 19세기 미국과 영국령 북미 사이의 국경을 조사했던 북서부 경계조사단에서 활동한 자연학자이자 민족학자 조지 깁스가 키우던 개였다.

1859년 머튼이 죽은 뒤 그 가죽은 보존됐으며,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유일하게 알려진 울리 도그의 가죽 표본으로 전해진다.

이번 전시는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머튼의 가죽을 UBC 인류학박물관에 대여하면서 성사됐다. 머튼은 2027년 8월까지 이곳에서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깁스는 야외 기록장에 머튼이 1859년경 병에 걸려 죽었다고 기록했다. 그 필기 노트와 가죽, 그리고 다른 야생동물 표본들은 깁스가 참여했던 탐사대가 끝난 후 스미소니언 박물관으로 보내졌다. 가죽은 정성스럽게 보존되었으나 서랍 속에 잊혀 있다가 2000년경에야 다시 발견되었다. UBC 인류학 박물관의 태평양 북서부 및 현대 원주민 미술 큐레이터인 조던 윌슨은 지역 원주민 주민들이 돌아온 견공 조상을 만나 시간을 보낸 후, 8일에 이 가죽을 일반에 공개했다.

여우를 닮은 얼굴과 갈색 단추 코를 가진 울리 도그는 희귀한 역사적 사진, 화가 폴 케인의 스케치, 스코코미시/트와나 바구니 문양 등에 등장한다. 그러나 이 품종 자체는 1800년대 후반 무렵 자취를 감추었다. 푹신하고 흰 털을 깎아 양모처럼 모아 직조에 사용했다는 개 이야기는 멸종 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코스트 세일리시 공동체 사람들의 구전으로 전해져 내려왔다.

윌슨 큐레이터는 “이 가죽은 한때 이곳 코스트 세일리시 지역과 인근 내륙 세일리시, 마카 부족 영토에서 선택적 번식되었으나 지금은 멸종된 개 품종의 유일한 가죽이다. 우리 조상들은 직물, 겉옷 및 기타 텍스타일에 사용할 털을 얻기 위해 이 개들을 키웠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조지 밴쿠버 선장과 사이먼 프레이저의 초기 역사적 기록에도 원주민들이 울리 도그와 함께 카누를 타고 이동했다는 언급이 있어, 이 개들이 조상들의 영토 이동을 함께했음을 알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머튼의 게놈 분석 후 2023년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이 개들은 특유의 곱슬거리는 속털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매우 귀하게 여겨져 ‘사람’, ‘친척’, 그리고 가족 구성원으로 대우받았고, 사랑과 돌봄 속에서 빗질을 받고 연어 같은 특별한 식단을 제공받았다. 머튼과 코스트 세일리시 영토의 다른 품종들에 대한 유전자 검사 결과, 울리 도그는 유럽의 침략 이전 최소 5,000년, 길게는 15,000년 전부터 존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울리 도그는 단순한 반려견 그 이상이었다. 구름 같은 그들의 털은 방적되어 전통 담요로 짜여졌으며, 수조류의 깃털이나 부들, 분홍바늘꽃 같은 식물성 솜털 등의 재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머스퀴엄 족의 직조 장인 데브라 스패로에 따르면, 그녀의 할아버지 에드 스패로는 “마을마다 울리 도그가 있었는데, 그 털을 산양 털과 섞어 실을 뽑아 짰기 때문에 마치 금처럼 귀했다”고 전했다.

윌슨은 “현재 남아있는 세일리시 담요와 기타 직물에 대한 연구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라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정착민의 식민화는 이 강아지들을 보호하던 삶의 방식과 품종 관리 방식에 큰 타격을 주었다. 이들은 골드 러시, 인디언법 제정, 포틀래치(원주민 전통 축제) 금지, 강제 감화 정책 등으로 인한 갈등과 문화적 단절 속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윌슨은 이 가죽의 의의가 단순히 한 종의 멸종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 조상들의 삶과 인간 이상의 세계와 나누었던 관계, 그리고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는 그들의 가르침과 지혜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