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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통한 자아실현 욕구 생생하고 당당”

2019-03-21 00:00:00

캐나다 한국문협 주최 제7회 ‘한카문학상’ 종합 심사평

제7회 한카문학상 응모작품은 시와 수필뿐 아니라 소설과 동화 등도 포함되어 다양한 디아스포라 문학의 결정이 되었다. 작품을 통해 나타난 한 분 한 분의 자아실현 욕구는 생생하고 당당하다.
매슬로우 욕구단계설은 피라미드 형식으로 표현되어 있다. 1단계는 생리 욕구, 2단계는 안전욕구, 3단계는 애정 및 소속 욕구, 4단계는 존중용구, 마지막 5단계는 자아실현 욕구이다. 이는 자기를 계속 발전하게 하고자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욕구이다. 다른 욕구와 달리 욕구가 충족될수록 더욱 증대되는 경향을 보여 ‘성장 욕구’라고 하기도 한다. 알고 이해하려는 인지 욕구나 심미 욕구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한카문학상에 도전한 모든 응모자 분들은 이 욕구가 충만한 분들이다. 문학을 통해 자아실현을 하려는 분들이다. 이는 성장욕구와 상통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사물을 알고 이해하려는 인지 욕구, 삶을 아름답게 표현하려는 심미욕구가 병행되어야 한다.
수상을 하게 된 모든 분들은 자아욕구를 충족했고, 더욱 성장해 나가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디뎠다. 부디 정진하여 문학을 통해 나 자신의 자아실현뿐 아니라 독자들의 성장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문인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귀한 시간을 쪼개 작품심사에 참여해 주신 여러 심사위원들께 감사를 드린다.

작품별  심사평

<<운문부문>>
다섯 분 심사위원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운문부문에서는 으뜸상을 선택하지 못했다. 개개의 문학적 취향에 따라 심사위원들이 작품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종합평점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심사위원들의 개별적 평을 호, 불호로 나눠 동시 비교해 본다.

▲ 버금상 : <시> 소나기 / 이화실
“소나기”는 메타 포를 동원하여 시를 끌고 간다. 서술에서는 먹구름이 울음을 터트리는 소나기요 전개에서는 한량과 폭군 사이를 오가던 아버지를 떠나 보내며, 관 위에 애증의 눈물을 빨간 소독약처럼 들이붓는 진한 마음의 소나기요, 결어에서는 소나기 그친 교교한 하늘이며, 회한의 상상력이 방점을 찍고 있음이다. 그의 시어들은 포장 안된 순수한 알갱이로 구성되어 있어 읽는 내내 기쁨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시는 산문이 아니다. 수식 구조가 명료하지 않아 문장이 지나치게 무거운 느낌이다.  언어 구사의 다양성 보다는 절제된 시어(詩語)로 접근하는 유연성 있는 내면의식이 필요하다. 과잉 수사(修辭)나  비문, 가시감의 한계도 엿보인다. 시의 은유나 관념어 사용에 유의하고 퇴고에 좀 더 신경을 썼더라면 더 좋은 시를 선 보였을 것이다. 앞으로 이를 유념한다면 성취도 높은 훌륭한 작품이 탄생될 것이다.

▲ 버금상: 흰머리가 부럽다 / 안현욱
“흰 머리가 부럽다”는 주제는 신선하였으나 20행의 내용을 뒤 받침 하는 결어가 부족하고 시적 긴장감이 떨어졌다. 시란 언어의 맥락이 통해야 한다. 거칠고 생경한 언어를 구사하더라도 조화의 의미를 살려야 한다. 또한 일정 현상으로부터 확대, 축소, 변형, 상상의 경계를 부단히 넘나들어야 한다. 다소 평범성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좀 더 심사숙고해서 퇴고를 했더라면 더  좋은 글이 되었을 것이다. 글의 완성도는 정밀한 퇴고이다. 이 점을 중시한다면 좀 더 완성도 높고 공감할 수 있는 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문학을 시작해 보겠다는 열망은 높이 살 만하다. 앞으로 좋은 작품으로 더욱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산문 부문>>
해마다 자신의 주관적 이야기를 위주로 하는 수필이 강세를 보여오다가 금년에는 객관적 시선으로 타인을 바라보는 소설과 수필이 돋보였다. 교민문학 발전을 위해 참 다행한 일이다. 해서 산문부분에서는 으뜸상을 두 분이나 수상하게 되었다. 이는 더욱 정진하여 더 좋은 작품을 창조해 주십사 하는 바램 때문이다. 교민문학이 한국 본토문학의 들러리 노릇을 하지 않으려면 주제의 선택이나 표현력의 향상 등에 고심해야 한다. 수상자 모두가 이에 함께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 으뜸상: <소설> 두둥마을 이야기 / 안오상
소설은 본질적으로 묘사의 예술이다. 사건과 사건들이 분별적, 계속적, 선형적 순서를 이루면서 구체적인 의미를 파생시킨다. 또한 사실이나 허구의 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과 구성력을 가미하여 산문체로 쓴 문학의 한 갈래가 소설이다. 소설에 응모된 작품들은 모두 다 긴장감을 끌어가며 전개되는 수작이었다. 특히 두둥마을 이야기는 산골 오지마을인 두둥마을에 이사와 살게 된 정도치와 그 부인을 주제로 끝까지 단숨에 읽어버리게 하는 매력이 있었고, 스토리 구성의 응축력, 그것의 언어적 형상화가 잘 이루어진 작품이었다. 소설의 일반적인 구성과는 달리 이렇다 할 클라이맥스 부분이 미흡하다. 맞춤법에 어긋난 문장이나 비문이 종종 눈에 띈다. 단편소설은 작가의 진술을 막연하게 서술하는 형식이 아니다. 처음 배경 설정에 치중한 나머지 중간 이하 부분에서 스토리가 연기처럼 사라진 느낌이다. 또한 배경도 40-50 년 전과 현 시점이 혼재하고 있는데 마치 물과 기름처럼 분리되어 있다. 주제는 드러난다 쳐도 구성중의 인물과 배경은 있는데 이렇다 할 사건이 눈에 띄지 않아 미흡하다.  해외에 살면서 무려 14쪽에 달하는 단편소설을 한국어로 써내려 갔다는 사실로도 놀랍다. 소설은 사람냄새가 나는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인데 그런 이론에 충실하였다. 두둥 마을에서 사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는 삶의 축소판을 본다. 두 사람이 결혼하여 일가를 이루고,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먹고 살리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 예전에 알던 모든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난다. 작품의 구성이나 문법상의 미비점이 군데군데 보이지만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로 사라져가는 한 세대를 그리는 것이 동시대 사람들의 감동을 유발해 낸다. 좋은 작품에 감사드린다.

▲ 으뜸상: <동화> 치즈터치 / 신순호
“치즈터치’는 장애를 가진 아이가 겪는 상상의 세계가 독자를 즐겁게 하는 매력이 있다. 오늘날 학교 공간에서의 교육에 대한 메시지와 무언가 익숙하지 않은 주제를 담고 있어 후한 점수를 메긴다.
동화는 동심의 세계다. 동심은 한 마디로 인간 본연의 자세로서 일종의 ‘마음의 순수성’이다. 이 작품은 ‘치즈터치’라는 소재를 통해 또래 놀이문화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꾸밈없는 동심세계를 구현하고자 했다. 서두부터 어린이 세계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한 전제를 설정하고 배후에는 미래의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모습을 장치하여 아이들의 애환을 한정된 지면을 통해 무리 없이 표현했다. 인간의 본성과 행동이 서로 긴밀한 인과 관계에 있음을 순수한 아이들을 통해 확인시켜 준다. 또한 장르의 특성상 산문이면서도 운문적인 요소인 리듬을 갖췄고, 비교적 정확한 문장구성 능력 또한 다른 작품에 비해 매우 앞서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욱 좋은 작품으로 사랑 받기를 기대한다.

▲ 버금상: <수필> 내 친구 레이 / 서재창
친구와의 비극적 에피소드를 짧고도 명료하게 표현했다. 사람이 살아가는 가운데 일어나는 모든 일을 제대로 다 표현하기란 불가능하다.  짧은 글에도 가슴에 와 닿는 진정성 있는 글이 수필의 멋과 맛이 아닌가 한다. 앞으로도 설득력 있는 소재로 조화를 이루며 좋은 글이 탄생되길 바란다.

▲ 버금상: <수필> 나의 아버지 / 정관일
잔잔한 감동을 주는 글이다. 감정이입을 적절히 구사하여 읽는 내내 지루하지 않았다. 마지막 결말 부분이 특히 인상적이다. 평소 문학작품과 글을 많이 대해보고 써 본 솜씨다. 글의 진정성과 참신성이 나름 돋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좀 더 압축해서 글을 썼더라면 더 좋은 글이 되었을 것이다.

▲ 버금상: <수필> 핏줄이 뭐 길래 / 김현옥
손주를 돌보기 위한 완벽한 준비와 손주에 대한 끝없는 사랑을 잘 표현하였다. 손주가 성장해 가며 할머니의 사랑을 말로 표현할 때의 뿌듯함 까지 … 다만, 음식을 만들 때도 톡 쏘는 매운 맛이나 상큼한 맛이 필요하 듯, 글에서도 감칠맛 나는 엑기스가 필요하다. 윤기있는 감성과 섬세한 표현이 보태진다면 더 좋은 수필이 될 수 있다. 또한 글을 쓰고 나서 반드시 수정 및 퇴고를 만족할만한 수준까지 해야 한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좋은 수필을 많이 읽고 습작을 통해 좀 더 개성적이고 참신한 표현으로 수필의 꽃을 피워 보기 바란다.

▲ 버금상: <수필> 사랑하는 친구에게 / 김경난
불운과 역경을 헤치고 살아온 친구의 이야기를 담담히 그렸다.  의지력을 갖고 차분히 살아가길 바라는 속정 깊은 마음을 글쓴이가 잘 표현하였다. 하지만 수필에도 기승전결의 줄거리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않은 느낌이다. 그리고 수필은 우리가 꼭 기억할 만한 글 감을 소재로 쓸 필요는 없다. 평범한 소재로도 촘촘하게 속내를 풀어 놓을 수 있다. 이 글에서 이러한 점은 어느 정도 인정되지만 좀 더 세심하면서 적극적으로 발현되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 연습을 통하여 더욱 정진하기 바란다.

한카문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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