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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가톨릭교회 악행’ 사과

2022-07-28 17:55:55

프란치스코 교황은 “너무 많은 크리스찬들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악마적 행동에 대해 겸허히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 날 교황 방문지에는 기숙학교 생존자와 가족, 원주민지도자 등 수 천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사진=LARRY WONG

프란치스코 교황이 캐나다 가톨릭 기숙학교의 원주민 아동 학대에 거듭 사과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 방문 첫날인 25일 알버타주 마스크와이스의 어미네스킨 기숙학교 현장을 찾아가 사과했다.

25일 캐나다원주민 기숙학교 방문

“파괴적 행동에 겸허히 용서 구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캐나다 원주민 기숙학교의 파괴적 정책에 협조한 카톨릭 신도들에 대해 사과하면서 “원주민들을 강제로 기독교 사회에 동화시키려던 그들은 아이들로부터 원주민 문화와 언어를 빼앗고 그 가족들과 단절시켰으며 오늘날까지 이어진 원주민 세대의 소외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너무 많은 크리스찬들이 원주민들을 상대로 저지른 악마적 행동에 대해 겸허히 용서를 구한다”고 했다. 이 날 교황 방문지에는 기숙학교 생존자와 가족, 원주민지도자 등 수 천명의 청중이 참석했다.

“고통스러운 기억이 남은 이 곳부터 참회의 순례로 생각하는 여행을 시작하고 싶다”고도 했다.

모인 청중들의 박수를 받은 교황은 재앙적 실패와 악마적 행동에 대해 반복해 용서를 구하고 사과했다. 또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이들의 기억에 슬픔과 수치와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국어인 스페인어로 말했고 동석한 신부님이 영어로 통역했으며 동시에 여러 원주민 언어로도 통역이 되었다. 또 교황은 “사과는 캐나다 원주민과의 화해를 향한 첫발에 불과하며 심도있는 조사가 반드시 수행되어 과거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래 기다려온 사과에 이어 전통 원주민 머리장식을 교황에 머리에 씌운 TRC 전 위원장인 윌튼 리틀파일드 원주민 족장의 얼굴에는 미소가 스쳤다. 리틀차일드는 이번 교황의 방문이 캐나다원주민의 진정한 치유와 희망을 가져올 것이라 했다.

이 날 의식의 일부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모카신 한 켤레를 사스케추완 퍼스트네이션 오카네스의 전 족장 마리-앤 데이 워커-펠리터어게 돌려주었다.

그녀는 올 초 원주민 대사들과 로마를 방문해 교황에게 기숙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을 상징하는 모카신을 전달했고 교황이 기숙학교 현장에서 사과할 때 돌려 달라고 요청했다.

이 날 알버타주에 도착한 교황은 침묵의 기도와 성찰을 위해 어니네스킨 크리 네이션의 공동묘지를 방문했다. 주최측은 이 묘지 가운데 기숙학교 학생들의 시신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고 전국 각지에 연대를 위한 성화를 태우고 있다고 밝혔다.

4개 퍼스트네이션의 족장 중 조지 아칸드 주니어 족장은 “교황님이 은혜를 베풀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직접 방문해 사과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것에 감사하면서 많은이에게 선물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일부 생존자와 가족들은 교황의 방문은 아동기 상처로 평생 받고있는 우리의 고통을 씻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두번째 공개행사로 에드몬튼 원주민 성당인 세크레드하트를 방문했다. 교황의 차가 도착하자 청중들은 눈물을 보였다. 프란시스 교황은 카톨릭 신자들이 원주민 문화와 정체성을 빼앗는 동화정책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며 “예수님의 이름으로 다시는 이런 일이 없기를 바란다. 사랑과 화해가 필요하다”고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티칸을 방문한 퍼스트네이션 대표들에게 지난 4월1일 캐나다를 방문해 사과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5월부터 옛 원주민 기숙학교 부지에서 아동 유해가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가톨릭교회의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 기숙학교는 19세기 초중반 원주민들을 백인사회에 동화시키기 위해 설립한 것으로 대부분 가톨릭교회가 위탁 운영했지만 약 15만명의 원주민 아동들에게 학대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